독거노인
독거노인
  • 경남일보
  • 승인 201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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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오월의 신록이 세상을 푸르게 만드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어느덧 산과 들은 초록으로 변해 있다.

오월이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노령화와 핵가족화에 의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독거노인의 정의는 정부의 복지정책에 의한 기준이므로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고령자라고 하며 독거노인은 만 60세 이상이면 혜택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심각한 상태의 독거노인을 60세 이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약 580만명으로 추산하면 독거노인은 그중에서 약 8%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중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누락 인구를 감안하여 5% 전후가 현재 사회적 이슈에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전처럼 고령자가 평균 수명이 60세도 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고령자의 존재가 그만큼 희소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존중되는 존재였지만,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 연장이 이토록 고령자를 양산하여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독거노인 중 그 상태가 심각한 것은 독신으로 생활하는 것도 힘겹지만 거기에 더하여 노환 등으로 거동조차 불편한 노인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불우한 노인들은 각기 해당지역의 지자체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으며 지방자치제의 복지기관에서도 자체적으로 의료봉사 등 불편한 부분을 보조해주고 있다. 따라서 정식 수혜자로 결정된 노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선진국 수준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본다.

부양가족이 있으면서 실제로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생활하는 노인은 정부의 복지정책에서 독거노인에서 제외되어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에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 중에 급성기적 질환인 뇌출혈, 뇌경색, 외상성 뇌출혈 등 응급시술이 필요한 환자가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가족들이나 주위 이웃들에게 언제 마지막으로 연락이 되었는지 또는 보았는지를 물어서 추정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발견이 늦어버리면 치료의 시기를 놓쳐 버려서 안타깝게도 치료도 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응급실 내원 당시 양측 동공이 열려 있어 수술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에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수술이라도 해달라는 요구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늦게 발견되어진 환자는 예후도 좋지 않아 식물인간 상태로 진행되어 본인과 가족들에게 많은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요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을 가까이에서 모시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뵙는 것이 도리인 줄은 알지만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이 나를 포함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 짓고 가까운 곳에 형제·친척들이 모여 사는 씨족사회를 이루고 살았지만 현재는 직업의 다양화와 전문성에 의하여 전국 각지로 부모 형제들이 떨어져 살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가 노인이 되었을 때는 더욱 심각한 사회가 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하기에 이를 고쳐 나가는 사회 분위기를 우리들이 우리자식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쳐야 한다.

오월 어버이날에 찾아뵙고 식사대접하고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모습만을 보이지 말고 항상 전화로라도 안부를 여쭙고 직접 모시지는 못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모님이 사시는 곳의 이웃 연락처도 하나쯤은 알고 있어야 직접 연락이 되지 않을 때 대신 찾아뵙고 무슨 일이 없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라도 드릴 수 있게 어버이날에는 부모님 친구나 사이좋게 지내는 이웃도 식사대접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고령화 사회는 피해 갈 수 없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상황이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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