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에 대한 고민
지적재산권에 대한 고민
  • 강민중
  • 승인 2013.05.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민중 기자
삼성과 애플의 소송으로 국내에서 지적 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으로 K팝 음원에 대한 불법 다운로드,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도 늘었다.

지적 재산권은 발표 상표 디자인 등의 산업재산권과 미술, 문학, 음악 작품들에 관한 저작권을 보호하는 법이다. 지적 생산물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인정해 소유권자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적재산의 가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하지만 최근 현실은 지식이 과도하게 사유화돼 돈 버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득권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에 그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적재산 활용을 통한 재창조, 지적재산의 발전은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 또 지적 재산권자의 과도한 권리행사는 공공의 이익을 무너뜨리기 쉽다.

최근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 교수인 미셸 볼드린과 데이비드 K. 러바인은 자신의 신간 ‘지식 독점에 반대한다’를 통해 “지적 재산권은 불필요한 해악”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산업혁명의 영웅’ 제임스 와트의 예를 들며 와트는 알려진 바와 달리 증기기관을 최초로 발명한 인물이 아니며 기존 뉴커먼 증기기관을 모태로 개량에 성공한 뒤 특허권을 획득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와트는 특허권을 획득한 후에는 기술개혁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만 힘썼다. 성능이 더 뛰어난 엔진이 생산되자 발명가에게 소송을 걸어 감옥으로 몰아넣기도 했다고 전한다. 와트가 다른 사람보다 한 발자국을 먼저 내디딘 후 더 나은 기술개혁이 아니라 법률제도를 남들보다 더 잘 이용함으로써 계속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면서 특허 보호를 획득하고 나면 특허권은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경쟁을 크게 해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의 예와 비슷한 사례는 삼성전자와 특허권 관련 소송을 벌이는 애플 등 요즘 산업계에서 더욱 널리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식독점은 사유화한 개인에게는 축복이겠지만 그 사회에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독점을 확보한다면 보상은 분명히 크다. 하지만 개인의 독점이 늘어날수록 창작의 비용도 오를 수밖에 없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지식들이 갑자기 생겨나고 만들어진 것은 없을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돼 창조된 것들이다. 지적 재산권 분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적 재산권의 개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그 범위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논의도 이뤄져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