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일하고 잠깐 멈추면서 휴식하자
즐기면서 일하고 잠깐 멈추면서 휴식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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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농학박사)
인간의 수명은 과연 몇 살까지일까. ‘평균수명 100세 시대 도래’.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우리에게 이 말은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

현대인들은 일과 휴식이 잘 구분되지 않는 아주 애매한 상태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재능이 많든 적든, 여자든 남자든 할 것 없이 누구나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 따라서 그 어떠한 사람도 일에서 제외되어 있지 않으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면서 살게 되어 있다. 즉 어떤 일을 하느냐는 이차적이고 일 자체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택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삶이 피곤하고 불행해진다. 그러나 자신이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 일에 대하여 적극적이며 삶이 행복해질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이상을 품고 그것을 실현해 갈 수 있다.

이와 같은 실례로 대한민국을 즐겁게 해 주었던 사례가 있다. 모태범 선수가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500m 스피드스케이팅 우승 후 태극기를 두르고 막춤을 추는 모습에서, 또한 지난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 수여식에서 미소 지으며 “이제는 즐기면서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과 김연아 선수가 모스코바 세계선수권대회 후 2년 간의 공백 기간을 극복하고 또다시 2013년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후 세계인의 찬사를 받으며 시상대에서의 당당한 모습은 공자의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말씀을 증명한 사실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편 우리의 하루는 어떤가. 일 속에 파묻혀 차분히 창밖을 볼 시간도 없이, 식사를 하면서도 일 이야기, 퇴근 후에도 휴대폰으로 업무를 지속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한 휴가 때에도 어떻게 하면 더 알차고 바쁘게 보낼지 빽빽하게 스케줄을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주한 삶이 과연 성공적인 삶일까. 현대인들은 효과적으로 일하는 데는 능숙하지만 일 자체를 즐기거나 휴식하면서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일상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쉬고 싶을 때 쉴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로버트 K. 존스턴은 ‘휴식의 기술’이란 책에서 ‘일은 휴식처럼, 휴식은 일처럼’이라고 말하며 휴식 자체에도 계획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단 일처럼 세우는 휴식계획은 ‘No!’, 특히 ‘시간이 생기면 휴식을 취해야지’하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라고 하였다. 이는 결국 제대로 된 휴식은 하나도 얻지 못한 채 일 중독의 반복패턴 속으로 빠져들기 쉽기 때문이다. 즉 최경주 선수보고 휴식하면서 골프를 즐기라고 하거나 책 읽는 직업인 보고 휴식하면서 독서하라고 하면 진정한 휴식일까. 가장 좋은 휴식은 남의 이목을 크게 끌지 않고 느긋하게 자신만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쉼 없이 바쁘기만 한 일상, 무작정 질주하다 보면 잃는 것이 많다. 여유도, 건강도, 행복도 진정 콧노래마저 잃고 만다. 적당한 휴식은 일의 능률을 높이며 성공의 기회 역시 더 많이 부여한다. 그렇다면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리듬감을 가지고 화끈하게 일하고 쉴 때는 푹 쉴 수 있어야 한다. 일하는 만큼 휴식과 재충전이 중요하다. 잘 쉬고 재충전을 해야 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휴식의 중요성에 대하여 탈무드에서는 ‘인간은 가끔 일에서 손을 뗌으로써 오히려 더 큰 것을 얻는다’는 심오한 가르침이 있다. 또한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이따금 그림에서 손을 떼고 화면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즐기면서 일하고 잠깐 멈추면서 휴식하기를 권하면서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중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사이의 거리감, 쉼표 때문이며,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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