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공항 국제선! 비상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
사천공항 국제선! 비상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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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원)
서부경남의 유일한 공항, 사천공항이 지난달 28일 큰일을 해냈다. 개항 45년 만에 국제공항으로 첫발을 내디뎠던 것.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중국 남방항공의 전세기가 승객 146명을 태우고 사천공항에 착륙했다. 필자도 당시 감격의 현장에서 그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중국인들은 4박6일 일정으로 경남 남해안과 수도권 관광지 등을 둘러보고 출국했다. 경상남도 상해사무소 김대석 소장은 모두 1억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는데, 1인당 100만원을 쓴 셈이다. 멸치와 오징어는 물론 밥솥 같은 전자제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당장 올 연말까지 연 8회 이상의 국제선이 사천공항을 거쳐 갈 계획이다. 시범운항으로 부정기선이며 수익성 여부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와 연계선상에서 필자는 지난 9일 오전 사천공항 회의실에서 사천시 동료 도의원들과 ‘사천공항-중국 장가계 전세기 운항 대책회의’를 주관했다. 6월 10일부터 주 2회로 예정된 사천공항-중국 장가계 노선 전세기 취항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중국 전세기 유치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던 안종현 전 사천공항 지사장은 브리핑에서 경남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지역 관광상품 개발과 지속가능한 국제선 취항을 위한 공항 인접도시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사천공항에 대한 경남도의 인센티브는 사천공항 첫 국제선 취항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지원한 수천만원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 그렇다고 사천시나 진주시 등 공항 인접도시에서 재정보조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관광산업의 큰 손으로 주목받는 중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과 맞춤형 지원책, 예산투입 등이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이다.

하루속히 운항장려금과 모객지원비 등 구체적 인센티브 조건이 명시된 조례제정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사천공항 주 이용권역인 서부경남, 중부경남의 지역민과 지역 상공회의소, 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의회가 구성돼야 할 것이다. 사천공항이 공략하는 외국 관광객은 앞서 밝혔듯 중국인들이다. 국제선을 유치했을 때 손익계산을 한 번 보자. 주 2회 운항기준 수익창출은 1인당 100만원 지출×1회 180명××연 108회 운항(1개 노선)=194억원. 무려 200억원에 가까운 경제적인 효과를 유발시킨다. 가령 지자체 지원금으로 10억원을 투자하면 그 효과는 20배다.

이제 사천공항 인접도시인 우리지역의 실정을 냉정하게 점검해 보고자 한다. 지난 4월 28일 첫 국제선 취항 때 서부경남은 중동부경남,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효과가 적었다. 사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146명은 대개 창원과 통영, 거제, 부산에서 거액의 쇼핑으로 구매력을 과시했던 사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천공항 인접도시, 다시 말해 서부경남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묵을 만한 고급 숙박시설이 턱 없이 부족하지 않냐” 또 “쇼핑시설도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유인효과가 반감된다”고.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숙박은 못 시키더라도 필수 관광코스로는 자리 잡게 해야 되지 않겠나. 사천공항에 그저 내리기만 한다면 무슨 큰 이득이 있겠는가. 요새 유행하는 관광지 홍보 팸투어라도 하고 여행업체들과 머리를 맞대어 서부경남만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 판촉해야 한다.

아무런 개선책 없이 이대로 허송한다면 시범운항이 끝나는 올 연말 이후에는 낭패를 볼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힘과 지혜를 모으고 관련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게 급선무다. 또한 공항 인접 도시들이 소외되지 않게 해당 지자체 스스로 발 벗고 나서 다각적인 대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실현될 때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발 국제선도 사천공항을 찾지 않겠는가. 사천공항 국제선, 비상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 개항 이후 우리 지역사회가 누린 크나큰 영광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또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절대 호기가 위기로 변하지 않도록 모두의 혜안을 모을 시점이다.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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