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홍 기자
이 명산을 두고 합천군은 합천군대로, 산청군은 산청군대로 철쭉제를 매년 열고 있다. 합천 황매산철쭉제는 황매산철쭉제전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24일까지 11일간 개최되며, 산청 황매산철쭉제는 산청군 차황면 청년회 주관으로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이미 개최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황매산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들에게 자칫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산 이름은 하나인데 자치단체가 제각각 자치단체명을 넣어 축제를 개최하기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얘기다.
지난 2005년 조례로 행정구역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돼 지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다. 전국 20여 곳이 이름을 바꿨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거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이웃사촌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 예로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은 일림산의 이름을 두고 4년여 걸친 이름 논쟁을 벌인 적도 있고, 경북 영주시 단산면이 소백산면으로 개명하자 충북 단양군은 ‘소백산을 소유하려 한다’며 중앙분쟁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또 작년 함양군이 지리산 천왕봉이 소속한 행정구역인 ‘마천면’을 ‘지리산면’이라는 지명을 쓰겠다고 밝히면서 이웃지역의 자치단체들과 한바탕 갈등을 벌인 적도 있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산청·하동·함양군 등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이들 지자체는 ‘지리산 이름을 독식해선 안된다’고 한목소리를 냈고 특히 산청군의회와 주민들은 성명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심한 반발을 했다. 이처럼 자치단체간 이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서로 등지는 경우도 있다. 합천과 산청은 황매산철쭉제를 놓고 이들 지자체처럼 티격태격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황매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명칭을 놓고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상생의 차원에서 합천과 산청의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 철쭉제 운영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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