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꿀벌의 지혜
188. 꿀벌의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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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2011년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정부가 건축물 내진설계 마련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3층 이상 건축물과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13m 이상 등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에 대해서만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어 있던 것을 전체 건축물의 84%를 차지하는 2층 이하는 별도 기준 없이 지진의 피해에 노출되어 있어 2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도 내진성능을 강화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여기는 국민이 대다수니 신중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인간은 집을 지을 때 보다 튼튼하고 보기 좋게 지으려고 노력한다. 삼각형, 사각형 이런 것들이 훨씬 만들기가 수월해 보이지만 일정한 길이가 주어졌을 때 변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넓이가 커짐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원이 넓이가 가장 큰 도형이 된다. 정해진 재료로 집을 지을 때 될 수 있으면 넓고 큰 집을 빨리 지으려면 정육각형 모양이 가장 적당하다.

꿀벌들이 벌집을 만들 때 일의 양이 가장 적고 튼튼한 집으로 육각형을 만드는 이유다. 꿀벌은 자기의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육각형 모양의 집을 짓는다. 거기에 꿀도 보관하고 로열 젤리도 보관한다. 왜냐하면 옆에 붙어 있는 육각형의 면들에다 계속 붙여가면서 만들어 가면 가장 빨리 만들 수가 있고 꿀도 많이 저장할 수 있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튼튼한 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꿀벌의 집은 강도가 커서 웬만한 무게에도 잘 견뎌낸다고 한다. 문을 만들 때 그 속에 꿀벌 집 모양의 심을 넣으면 잘 부서지지 않는 튼튼한 문이 된다.

이와 같이 세상에는 자연적인 구조를 가진 것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인 기와집은 사이클로이드(cycloid·한 원이 미끄러지지 않고 일직선 위를 굴러갈 때 그 원 둘레 위의 한 점이 그리는 곡선의 궤적) 모양을 하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주어진 두 점 사이의 거리에서 제일 빨리 하강하는 구조가 바로 사이클로이드이다. 이런 수학적 이론이 알려지지 않았던 오랜 옛날에 처마 끝에 떨어지는 먼지나 빗물을 빨리 떨어뜨려서 기와집의 수명을 오래가게 했던 우리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에 그저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매가 먹이를 잡기 위해서 급강하하는 경우에도 빠른 시간에 먹이를 정확하게 잡기 위하여 사이클로이드 곡선과 비슷하게 비행을 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가장 자연적인 현상과 가장 가깝게 지은 구조물이다. 우리가 두 손에 모래를 가득 넣고 땅위에 조금씩 내리면 피라미드 모양과 같이 쌓여짐을 알 수가 있다. 바로 이러한 자연현상에 가까운 각도로 지었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자연현상에 잘 견뎌내고, 퇴적물들이 거의 쌓이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불가사의한 작품으로 많은 관광수입을 올려주는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예로부터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자연 현상들을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하여 수식이나 기호로 나타낸 것이 바로 수학이며 이것을 실생활에 적용시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스승인 자연을 우리는 잘 보존해야 한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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