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가 넘쳐난다
보도자료가 넘쳐난다
  • 정규균
  • 승인 201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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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균 기자
요즘 보도자료가 매일 많이 들어온다. 하루에도 전자우편으로 받는 것이 10건 이상으로 넘쳐난다. 행정기관은 물론이고 교육청, 경찰서, 농어촌공사, 소방서 등과 사회단체에서도 보내준다. 예전에는 행정기관이 주로 자료를 냈는데 요즘은 모든 기관단체가 크고 작은 행사를 자료로 제공한다. 크고 작은 기관단체의 내부 일을 알 수가 없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고, 따라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한다.

최근 한 저녁자리에서 관공서 직원으로 일하는 분이 “요즈음 관공서에서 각종 행사는 물론 언론사에 홍보 및 보도자료가 보도돼야 상급관청으로부터 인정을 받거나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며 “일상업무와 관련하여 매일 반복되는 행사로 진땀을 흘린다”고 푸념했다.

교육청 산하기관은 학교의 보도자료 제공건수를 업무실적으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학교당국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연일 보도자료를 쏟아내 받아보는 언론사측은 보도자료를 참고로 하고 있으나 사실상 내용이 교내 생활상과 직결되는 통상 업무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신중히 검토하여 자료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처럼 보도자료가 평가의 잣대가 되면서 약간의 부작용도 생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경중을 구분해서 제공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어느 학교는 행사가 무려 5일이 지난 학생들의 교내 생활상과 문화탐방 등을 보도자료로 보낸 것도 있었다. 또한 학교마다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 올라오는 상황이어서 자료분석에도 고충이 따르는 것은 물론 보도가 될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학교 당국은 꼭 필요한 내용만 교육지원청을 통해 보내주기를 바란다.

일례로 일부 공공기관의 자료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있다. 과도하게 띄우는 경우가 그것으로, 국가적인 사태,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관련해서도 소속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자료가 그 한 예다. 생소한 어떤 기관에서 어떠한 행사로 상을 받았다는 내용은 자랑이라고 생각되나 어떻개 보면 치적인 것처럼 비취질 분위기로 자료를 받아보는 당사자는 그렇게도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노력할 수는 있지만, 그런 결과를 혼자 만들어냈다는 것은 과장인 데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 큰 문제다.

그런 것 말고,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기관의 장이 고민한다는 내용을 받고 싶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사회·지역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리더십, 드러나는 성과보다 하나의 감동을 주는 내용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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