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 책임은 누가지나
103년 역사 진주의료원 폐업, 책임은 누가지나
  • 경남일보
  • 승인 201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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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어제 103년의 공공의료 역사를 가진 진주의료원을 끝내 폐업한다고 발표했다. 홍준표 도지사가 지난 2월 26일 폐업 방침을 밝힌 지 3개여월 만이다. 발표에서 적자누적과 ‘강성노조’에 따른 경영난 등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직원들의 재취업 대책 등을 밝혔다. 홍 지사는 폐업 외에 대안이 없다며 방침대로 폐업 후에 규모를 조정하거나 다른 형태로 재개원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의료원 사태는 홍 지사와 노조의 힘겨루기로 시작, “지난해 말 현재 누적 부채가 279억 원에 달하고 회생이 불가능하다”면서 폐업시킨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직원이 240여명인데 지난해 외래환자는 하루 평균 200여명에 불과했고, 강성 노조가 의료원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와 야권 도의원들이 강력하게 저항하고,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서 만류했음에도 폐업 방침을 거두지 않았다.

지난 90여일 동안 노사가 격렬한 분쟁을 벌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할 폐업이란 극약처방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노조측은 만성적인 적자로 인한 폐업에 대해 공공의료의 포기라며 폐업에 반대했지만, 도는 강성노조의 지나친 경영간섭과 구조개혁 거부로 인해 이미 공공성을 상실한 의료원에 더 이상 도민의 세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는 입이다. 도의 성의 있는 대화와 노조도 그간 경영난을 인정,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서 통큰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많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는 충돌해 탈선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홍 지사의 의도대로 폐업은 현재 기정사실이 됐다. 법인까지 해산될지는 도의회의 가결에 따라 100년 넘게 영욕을 함께한 의료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폐업 강행으로 보건의료노조, 야권 등이 극렬히 저항할 것으로 보여 상당한 마찰과 충돌이 예상된다. 진주의료원이 민간병원 못지않은 고가의 첨단장비를 들여 놓고도 정작 진료에 활용하지 못한 채 103년 역사를 가진 진주의료원이 폐업사태를 맞은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지 도와 노조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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