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삶의 귀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오늘 하루 삶의 귀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 경남일보
  • 승인 201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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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곤섭(경상대학교 수의대 교수)
오늘도 같은 일상생활을 시작한다. 매일 같은 시간 속에 하루를 보내지만 문득 내가 읽은 이 한권의 책이 오늘 하루 삶의 귀중함을 느끼게 한다. 서른 살에 세계 명문대학 교수가 되어 세상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여자, 누구보다도 강하게 자신의 이상과 꿈을 추구하고 이뤘으며 남들보다 빠르게 인생의 정점에 도달했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녀. 남들보다 빨리 맞게 된 삶의 종착점에서 인생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쓴 ‘위지안’은 고착화된 한 일상 속의 우리가 놓치기 쉬운 ‘사소한 주변의 모든 것’을 돌아보게 한다.

그녀는 ‘사람이 살기 좋은 깨끗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매일을 살아왔다. 하루도 마음 편히 가족과 함께할 시간도 없었지만 내가 꿈꾸는 세상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을 느껴 왔다. 일을 통해서 삶의 이유를 발견하고 실현해가고 있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순간에 내몰렸을 때, 그것들은 더 이상 그녀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없었다. 일과 성공에 대한 굳은 의지는 몸 속 곳곳에 퍼져 있는 말기암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찮게 여겼던 가족과 일상이 그녀에게 온기와 평안이 되어주고 있었다. 항상 이상하게만 여겼던 가족의 행동이 사실은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일상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는 하루라도 더 자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과 함께하는 순간의 고마움을 느끼고자 주어진 오늘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때 자신의 삶의 목표와 이유를 성공한 삶,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모습 속에서 찾으려고 했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자신의 꿈만을 이루고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존재의 이유라고 믿었다.

‘위지안’의 삶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우리가 삶의 정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까. 과연 그녀처럼 미처 알지 못했던 내 삶의 면면을 살펴보고, 즐겁게 이별의 인사를 나눌 수 있었을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조차 다른 사람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삶의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에 알게 된 위지안은 행복한 여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내 삶을 돌아보니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주변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며 일만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던 것, 주위의 수많은 고마움과 감사를 지나쳐 버렸던 일들…. 이렇게 편협하고 어린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온 내가 이제는 조금 더 세상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으로 이는 숲의 향기처럼 소박하고 조용한 운신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충실한 삶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람의 도리로서 세상사는 이치로 말이다.

앞으로 더 당당하고 행복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 하루 삶의 귀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찾기 위해 감사하며 오늘을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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