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는 자유와 숲 속에서 발현된다
창조는 자유와 숲 속에서 발현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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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경남과학기술대 교수)
최근 금세기 최고 발명가 중 한 명인 레이 커즈와일(미국에서는 그를 에디슨의 적자, 미국을 만든 16명의 혁신가 중 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현재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직 중이다)이 강조한 창조는 자유로운 시간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다시 말해 하루 업무시간의 20%, 주 5일 중 하루는 반복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시간을 써야 창조적 사고가 든다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며, 회사나 사회 크게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일이다. 행복과 복지 그리고 창조가 자유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베토벤, 슈베르트, 칸트 등 역사를 이끌어온 창조자들은 모두 자유로운 사고와 자유로운 시간을 사용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들이 듣는 명곡이나 심오한 철학 등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는 자유를 찾는 것에 하나 더해 그 자유는 숲에서 즐기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그들도 자유시간의 일부를 할애해 숲을 거닐며 유유자적했고, 그것이 창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숲이 멀리 있다면 근처 공원이나 대학 또는 학교의 숲을 산책하는 것도 방법이다. 홀로의 숲속 산책은 스스로에게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푸근해져 생각은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고가 생겨난다. 그것이 숲의 작용이다.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침엽수 숲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몸이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고 사고가 자유로워진다. 먼 산, 높은 산을 가라는 얘기가 아니다. 가까운 곳에 나무들이 심겨진 곳을 거닐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엔 그러한 곳들이 많다. 남강변이 그렇고 진주성 안이 그렇다. 또 이웃한 곳에 대학교들이 있다. 특히 대학교는 숲이 아주 잘 가꾸어져 있고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다. 일반인들이 들어와 숲을 거닐어도 누구하나 뭐라 하는 사람들도 없다. 아무런 제약 없이 숲을 거닐며 사색할 수 있는 것이다. 거대한 나무들 아래 앉아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가 바라는 창조의 발원지인 것이다.

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것이 창조다. 이 창조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왕 있었던 것들에서 자유로운 사고로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이고 있다. 조금만 바꾸면 달라지는 것,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차대를 개조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개조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100조원에 달한다. 만약 우리나라가 차대를 개조할 수 있는 규제를 푼다면 최소한 1조원의 시장이 형성되고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게 비현실적인 것들을 현실적인 것으로, 잘못되어 있는 것을 개조하여 새롭게 창조하는 것, 그것이 창조의 의미로 이번 정부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창조도 따지고 보면 자유로운 사고에서 발생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신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강박과 틀에 박힌 사고 속에서는 아무런 창조적 사고도 도출해 낼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유로운 사고는 숲을 거닐며 몸과 마음을 안정시킬 때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그 숲도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찾으라는 이야기다. 하루에 삼십 분이나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주변의 숲을 거닐 때 몸은 편안해지고 건강해지며 머리는 자유로운 사고로 새로운 일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점심을 마치고 시간을 내어 근처 숲을 거니는 것이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하루의 자유로운 시간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주말이나 휴일 근처의 숲으로 나들이를 가는 일도 그러한 맥락의 일환일 것이다. 자유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창조도 마찬가지다. 자유와 창조는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내되 그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숲이다.

시인 박노해의 시에는 ‘제발 내비도’가 있다. 도(道) 중에 최고의 도는 내비도(道)이고 숲속으로 가도록 내비도가 그것이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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