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맛으로 '신뢰'와 '정'을 팝니다
최고의 맛으로 '신뢰'와 '정'을 팝니다
  • 김상홍
  • 승인 201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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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독특한 먹거리를 찾아서 <합천 삼가 향토한우>
합천군을 대표하는 몇가지가 있다. ‘합천 해인사’, ‘합천 황토한우’, ‘합천영상테마파크’ 등이다. 그 중에서 합천 황토한우와 더불어 합천 삼가한우단지가 유명하다.

삼가한우단지가 위치한 합천군 삼가면은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19년 3월 18일(음력 2월 17일) 합천지역에서 최초로 일어난 독립만세 운동이다. 장날을 맞아 삼가장터에서 500여 명이 만세운동을 일으킨데 이어 3월 23일에는 3만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만세운동으로 전개됐다. 일제 헌병대의 발포로 40명이 숨지고 수많은 주민들이 부상을 당했으나 치열한 항거는 계속 이어졌다. 합천군은 애국의 고장이란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삼가면사무소 앞 정금당 자리에 3·1만세운동 기념탑을 조성해 놓고 있다.

진주에서 합천방향의 국도 33호선을 자동차로 30여 분가량 가다 보면 남명 조식 선생의 탄생지와 뇌룡정이 있는 합천군 삼가면에 이른다.

이곳은 합천읍과 진주시, 의령군, 산청군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인데다 5일장이 서는 장터가 형성돼 40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밀집형 농촌마을이다.

여느 시골 장터가 그러하듯 사람들이 몰려드는 삼가장터 주변에도 물건을 팔거나 사기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좌판을 벌인 상인들과 장을 보러 온 주민들로 북적댄다. 이런 곳에선 걸쭉한 막걸리에 점심 한 끼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발달하게 마련이다.

◇삼가 한우단지 현황

도시 주변이 아닌 전형적인 농촌의 장터에서 최고급 먹거리인 쇠고기가 불티나듯 팔리는 20여 개소의 한우고기집이 자리잡고 있는 합천 삼가한우단지. 장터구경과 함께 입맛을 당기게 하는 이곳 한우고기는 합천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 삼가한우단지는 삼거리식육식당이나 영남, 실비, 미로식육식당 등이 30년에서 최고 45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쇠고기 전문식당으로 유명한 시장통의 대가식육식당이나 삼가식육식당 등은 후발 그룹으로 분류된다. 또 이곳은 가족들과 친인척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많다. 삼가 황토한우식당, 황우식육식당, 상구황토한우, 대산식육점이 한 가족이 운영하고 대가식육점, 대가식당1호점, 대가한우식육식당, 삼가식육식당 등 삼가한우전문판매장 대부분은 가족과 친인척이 운영되는 관계로 품질면·서비스면에서 신뢰성을 주고 있다.

◇유명해진 배경

언제부턴가 쇠고기를 먹기 힘든 시골 손님들에게 쇠고기를 충분히 대접하기 위해 식당 주인들은 고기 무게를 재보지 않고 눈짐작으로 고기를 내놓았다고 한다. 소값이 비싸 요즘은 대부분의 식당들이 1인분에 200g 1만 8000원에 제공하지만 몇 몇 식당은 아직까지도 덤을 제공하는 등 넉넉한 인심이 살아 있다. 때문에 손님들은 다른 곳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값으로 이곳에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데다 얼큰한 시래깃국은 얼마든지 공짜로 내놓고 맥주와 소주, 음료수 값 등은 10여 년 동안 인상되지 않아 부담도 적다. 또 확보한 물량 판매가 완료되면 가게 문을 닫아 간혹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이는 신선한 고기만을 손님들에게 팔겠다는 이곳 식당 주인들의 철칙 때문이다. 식당 주인들은 “신선한 한우고기를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가장 적기의 숙성된 고기를 제공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마음”이라며 소비자들이 이해해 줄 것을 당부한다. 지금도 오후 4시 정도면 하루 판매량이 모두 소진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곳에서는 ‘신뢰’와 ‘정’을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 입에서 ‘저렴한 값으로 푸짐하게 먹었다’는 말이 나오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소문이 번져 이제는 진주와 창원, 마산은 물론 대구와 부산에서도 손님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같이 ‘정’을 팔고 있다는 입소문 때문에 이곳은 원치도 않는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많은 손님들이 몰리다 보니 곰거리인 뼈는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될 정도로 주문이 밀리고 있어 고객들에게 항상 죄송하다고 한다.
◇맛의 비결

이곳 식당가들의 대부분은 필요한 소를 자신들의 축사에서 직접 사육하고 있다. 그것도 황토를 먹인 황토한우다.그래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황토한우를 도축해 항상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곳만의 특징이다. 그리고 2~3곳의 식당들이 어울려 매일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당일 생고기를 팔고 있다. 몇몇 대형 식당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2~3일에 650~700㎏의 한우 한마리씩을 도축해야 할 정도로 쇠고기의 판매량이 많으며,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곳 삼가 쇠고기 맛의 비결은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식당 주인들이 직접 소를 사육하거나 사육해본 경험이 있어 우수한 육질의 한우를 선별해 도축하는데 있다고 한다. 그래서 쇠고기가 냉장고에 쌓여 있을 시간이 없다고 자랑한다.

◇품질성

좋은 쇠고기는 근내지방도, 고기색깔, 지방색깔, 취급방법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선홍색의 윤기나는 육질에 유백색 지방이 고루 박혀 있어야 하고 고기의 결이 곱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또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혀 있고, 육즙이 풍부하고 감칠맛 나는 쇠고기가 최상급이다. 이곳 주인들은 “이러한 품질을 갖추고 있는 고기가 이곳 황토한우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는 쇠고기를 내놓기에 이곳 황토한우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향후 계획

이런 유명세 때문에 멀리서 삼가 황토한우단지를 찾았으나 구입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고객들을 위해 이곳에 한우전문점이 들어선다. 유명 한우브랜드간의 경쟁을 통한 유통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소비자가 보다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삼가브랜드육타운이 오는 6월 중순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삼가황토한우영농조합법인이 설립한 삼가브랜드육타운에는 합천황토한우, 심바우포크, 토종흑돼지와 타 지역 한우브랜드 2개소가 입점할 예정이다. 또 8872㎡ 부지에 총 사업비 86억 원을 투입.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3079㎡ 규모로 설립된 삼가브랜드육타운은 홍보전시관을 비롯 판매장, 전문식당, 셀프식당, 주차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 매장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등심, 갈비, 특수부위 등 명품한우를 직접 골라 업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한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삼가식육협회 조상경 회장은 “삼가한우단지를 찾아주시는 한명의 손님이라도 정성껏 대접하는 것이 우리들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내 집에 온 것 같이 맛과 서비스를 최상으로 제공해 전국 최고의 한우단지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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