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단체장·교육감을 꿈꾸는 함량미달 인사에 告한다
새로 단체장·교육감을 꿈꾸는 함량미달 인사에 告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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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세월이 빨라 언제 4년 임기를 시작했나 싶은데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간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질 것임을 예고하는 ‘안철수 변수’와 정당공천의 향배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질 수 있다. 1년 후에 있을 도지사·교육감·시장·군수·지방의원 선거는 지금 어떤가. ‘성년지방시대 개막’을 앞두고 벌써부터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단체장 ‘3선 아웃’에 걸려 물러나는 지역은 호랑이 없는 골을 기대해서인지 경쟁이 치열하다.

도지사·교육감·시장·군수는 선출직 행정가이다.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 의원은 얼렁뚱땅 넘겨도 되지만 단체장과 교육감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국회의원은 정부 등을 상대로 얼토당토않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질문을 하고 호통 치는 말을 해도 면책특권 범위가 있어 아무런 책임이 없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위 하나하나에 모든 책임이 뒤 따르게 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새누리-민주-안철수 신당간 3자 대결구도 예고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은 기득권을 앞세워 지지층 다지기를, 새로 도전하는 입지자들은 물밑작업 전략으로 얼굴, 이름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경남은 국정조사로 ‘발등의 불’로 비화된 홍준표 지사의 진주의료원폐업이 추이에 따라 ‘보수의 아이콘’이 될지 지방선거에 큰 타격이 될지 주목된다. 새로 단체장을 꿈꾸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긍정적 인물 보다는 부정적 인물이 많고, 그 천태만상이야말로 가관이라는 점이다. 지방의회 부활 23년, 민선 단체장 선거도 19년의 역사이나 아직도 퇴행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역을 자신의 아성이나 영지(領地)’ 쯤으로 여기는 전근대적 사고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민본(民本)’이라는 자치제의 대의와 ‘봉사’라는 선출직 공무원의 덕목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때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짧지 않은 기간은 건장한 청년의 연륜이지만 주민자치는 거의 찾을 수가 없고, 인사권 등을 쥔 단체장 중에는 왕국을 건설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민주적 선거제도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당 공천제가 도입돼 더 탈을 불러 온 것이다. 단체장은 지역의 얼굴이요, 지방공직사회의 상징이다. 소수이긴 해도 단체장들의 부정부패와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먹이사슬 같은 토착비리를 근절 못하면 풀뿌리 민주주의도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

새 입지자들 중에는 더욱 실망스런 인사도 있다. 도덕적 자질과 능력보다는 권력을 업고 비리와 부정적 수완에 더 우선할 자가 훨씬 많다. 단체장은 인사, 인·허가, 공사 등에 있어서 권한은 가히 ‘무소불위’로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단체장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인사, 인·허가, 공사 등의 부분을 열린 공간으로 끌어내 최대한 투명하게 시행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감시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교육감은 해당지역 교육의 수장으로서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의 사표라 일반행정을 처리하는 단체장보다는 더욱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 중 충남교육감 등은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했다. 충남교육감의 장학사 시험비리는 선거 자금 염출 목적이었다. 전국 시도교육감 중에 성한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니 그야말로 ‘교육감 수난시대’다. 3년 전 당선된 교육감 17명 중 6명이 현재 각종 비리로 형이 확정됐거나 재판, 수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이 직선제의 폐해인 선거 자금 조달이나 당선 후 ‘논공행상’ 과정에서 빚어진 비리다.

‘성년지방시대 개막’ 맞아 악순환 고리 끊어야

단체장 선거가 벌써 6번째로 다가오지만 좀처럼 개선될 조짐도 없고, 참다운 목민관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고, 국민들의 참여의식, 주인의식도 실종 된지 오래되어 그 문제점만 커져가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보자는 선거 풍토 때문이다. 이런 인사를 뽑는 유권자 모두의 잘못인 셈이다. ‘성년지방시대 개막’ 을 맞아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잘못 선택이 자신은 물론,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확고한 공직관·도덕성·청렴함은 단체장이 지녀야 할 기본 덕목중의 하나다. 새로운 인물이 많이 거론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사태’가 돼선 안됨을 단체장과 교육감을 꿈꾸는 함량미달 인사에게 고(告)한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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