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유봉식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유봉식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절 세계 제일의 MK 택시와 유봉식 회장
‘인사하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는 택시. 경남 남해 출신의 재일교포 기업가 유봉식 회장이 창립한 MK택시다. MK택시를 처음 이용하는 승객은 일류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깔끔한 제복에 모자를 쓴 운전기사가 “고맙습니다, MK의 OO입니다”하며 공손히 절하는 모습에 놀란다. 승차 후 “어디까지 가십니까? 네, OO까지 가시는군요”라고 목적지를 복창하는 친절한 기사의 태도에 곧 안도감과 신뢰감을 갖게 된다. 목적지에 다다르면 기사는 운전석에서 내려 손수 차문을 열어 주며 “고맙습니다. 잊으신 건 없으십니까?”하고 정중히 작별 인사를 한다. 이때 비라도 내리면 우산을 받쳐주며 배웅한다.

전 사원이 인명구조원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 손님과는 영어로 대화한다. 전 사원이 관광 가이드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장애인을 우선 탑승시킨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더스틴 호프만,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메르세데스 벤츠 사장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MK택시를 이용했지만 MK가 가장 우대하는 고객은 바로 장애우다. 100m의 짧은 거리도 승차거부는 있을 수 없다. 타면 기분이 좋아지는 택시 그래서 누구나 타고 싶은 택시, 그것이 MK택시다. 1995년 시사 주간지 ‘타임’은 세계 제일의 서비스 기업으로 MK택시를 선정했다. 기사의 월급을 항공사 파일럿 수준으로 주는 기업, 누구나 입사하고 싶은 기업, 서비스 세계 제일의 기업으로 추앙받는 MK택시는 일본의 경제 불황의 시기에도 10년 넘게 연속 흑자행진을 계속해 왔다.

오늘날 1700여 대의 차량과 3000여 명의 종업원 그리고 7개 계열사를 거느린 MK주식회사로 발전시켜 일본 굴지의 회사로 성장시킨 경영자는 재일동포 유봉식(兪奉植) 회장이다. 1928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유봉식 회장은 1943년에 15세의 나이로 일본에 있는 형만 믿고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밥벌이를 위해 물장수 숙부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린 나이에 고된 노동을 마다 않고 숱한 고생을 하면서 교토의 리츠메이칸(立命館)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리츠메이칸대 법학부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 회장은 택시를 시민에게 환원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먼저 도시 교통에서 그 존재가 무시되고 있는 신체 장애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MK 모든 사원들에게 휠체어 취급법을 교육시키고 차체에 ‘신체장애인 우선’이라는 커다란 스티커를 붙였다.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우선 승차권을 배부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심야에 응급환자와 산모를 위한 긴급 차량을 배차하였다. MK는 긴급 수송에 대비해 시내 심야 승차장을 마련하고 타 회사 택시가 운행하지 않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대기하여 요청 시 지체 없이 달려가도록 하였다. 모든 직원이 적십자사에서 실시하는 강습을 받고 구급 요원 자격증을 획득하도록 유도하였다.

MK택시는 타 회사 택시에 비해서 요금이 10%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신이다’라는 모토로 서비스제일주의를 실천한 MK택시는 고객이 부르면 어디라도 달려갔고 신체장애자와 임산부, 노약자 우선주의를 실천했다. 또한 MK택시는 심야긴급배차를 실시하고 기사는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 위급 시에는 긴급조치를 실시할 수 있게 교육했다. 교토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119보다 MK에 전화하라고 할 정도로 심야 긴급 배차제도는 알려져 있다.

유회장은 평소 “부지런함은 행복의 왼손이요, 검소함은 행복의 오른손이다”를 생활 철학으로 살아왔다. 현재 교토에서 8개의 사업체를 거느린 그룹 회장임에도 아직 자가용이 없다. “내가 택시를 타야 고객들의 요구가 무엇이고 택시 사정이 어떤지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택시
택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