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랑 방정 떤다’
‘요시랑 방정 떤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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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임진왜란 때인 1597년 1월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는 첩자 요시라(要時羅)를 경상좌병사 김응서에게 보내 자신의 라이벌인 가토 키요마사(加藤淸正)가 어느 날 부산포를 거쳐 일본으로 가는데 조선 수군이 지키고 있다가 공격하면 그를 잡아 죽일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김응서는 도원수 권율에게 보고했고 권율이 조정에 보고, 조정은 1월 21일 도원수 권율로 하여금 당시 한산도 통제영까지 달려가서 이순신에게 출동을 명령했다. 요시라의 간계라는 것을 간파한 이순신은 움직이지 않았다. 선조는 왕명을 어겼다고 대노, 이순신을 서울로 압송하고, 원균이 이순신의 뒤를 이어 수군을 지휘하게 되었지만 칠전량 전투에서 왜군에 대패, 12척의 전함만이 탈출에 성공했다. 이 전투에서 막강한 조선수군은 하루아침에 전멸되면서 유능한 수군 장수들이 대부분 전사를 했다. 가토 키요마사는 정보를 받았을 때보다 1주일 전(1월12일, 13일, 14일)에 이미 조선에 상륙했다는 사실이다.

▶이순신은 중신들의 권고로 사형은 면하고 무인으로서 명예롭지 못한 백의종군(白衣從軍)을 명하여 일개 군졸로, 당시 초계에 있던 도원수 권율의 휘하에 내려보냈다. 이순신의 투옥 사태는 고니시의 첩자 요시라의 간계, 즉 이간책에 의한 것이었다.

▶요시라는 이중간첩이었다. 일본에서는 일본인으로서 활동하고, 조선에서는 조선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요시라가 조선 조정으로부터 절충장군이 되었으니 이는 높은 벼슬이다.

▶이순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요시라가 얼마나 간사했던지 오늘날 경남지역에서 흔히 쓰는 속어(俗語)로 말과 행동이 경망스럽고 간계한 자를 빗대어 ‘요시랑 방정 떤다’고 하는 말까지 전해질 정도의 장본인이었다. 요즘 정치권에도 ‘요시랑 방정 떤다’는 인사가 있는 것 같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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