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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비리길 따라 '엄마 손맛' 찾아서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20> 창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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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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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보리밥
고향보리밥
 
 
창녕군은 얼마 전 (사)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가 주관한 ‘제2회 친환경도시 대상, 에코시티’에서 ‘녹색성장 도시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친환경적인 성장개발 정책을 수립하고 녹색성장 모델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한 점을 인정받아 녹색성장 도시 부문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창녕은 경남지역을 통과하는 낙동강(105km) 중 절반 이상인 60km가 지나가는 곳으로 볼거리가 많다. 그 중 남지읍 용산에서 창아지나루터로 이어지는 남지개비리길은 옛날 영아지마을의 어느 집에서 키우던 개가 남지 용산마을로 팔려가 헤어진 자신의 친구를 만나러 자주 다녀서 길이 나게 되었다고 전해지며, 낙동강 기슭의 절벽 위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이지만 수십m 높이의 절벽 위로 아슬아슬 걸으며 낙동강의 눈부신 풍광을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개비리길의 개는 물가, 비리는 벼랑이라는 뜻의 벼루에서 나온 말로 강가 절벽 위에 난 길을 뜻하지만 한 편으로는 개 한 마리가 겨우 다닐만한 좁은 비리(벼랑)길이라서 개비리길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진흥왕 척경비
진흥왕 척경비
 

칠서산업단지를 지나 왼쪽으로 능가사를 바라보며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남지교를 건너 창녕의 첫 방문지인 남지체육공원으로 들어간다.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군 칠서면을 이어주는 2개의 철교가 나란히 있는데 하나는 2004년 12월 31일 등록문화재 제145호로 지정된 파란색 옛 남지철교이고, 다른 하나는 빨간색 남지교이다. 남지철교는 1931년 가설 공사를 시작으로 1933년 2월에 개통되어 한국 근대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교량 중 하나로 파리 에펠탑과 같은 공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며, 드라마 ‘영웅시대’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때에는 북한군의 도하를 막고자 폭파되었다가 복구되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1993년 7월 차량 통행이 금지되면서 현재의 남지교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남지철교는 해맞이 명소로 유명하고, 이곳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은 옛 역사를 기리며 남지철교를 걷기도 한다.

매년 4월 중순에서 하순이면 남지철교 주변 유채단지 60만㎡에서는 낙동강유채축제를 펼치는데, 단일 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유채꽃축제라고 할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남지철교가 아름다운 바위절벽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며, 군데군데 설치한 원두막이나 풍차 등의 갖가지 조형물이 우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여 언제 찾아가도 좋을 듯하다. 앞으로 낙동강의 광활한 둔치를 활용하여 생태레포츠단지를 조성하면 강안이라는 특유의 나루터 문화와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생태 수변 관광지로 아름답고 멋진 휴양지가 될 것 같다.
 
남지철교
남지철교
 
남지철교
남지철교
 


이제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군립공원에 자리한 신라시대 천년고찰 관룡사를 찾아간다. 모처럼 관룡사에서 공양을 할 마음을 갖고 그렇게 하기를 권하니, 사찰음식도 좋지만 송이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고향보리밥에 가서 소박한 점심을 먹잖다. 그렇게 넓지도 않은 식당 안에는 벌써 손님들로 가득하고, 송이밥을 먹고 싶지만 송이가 나는 철이 아니니 그냥 보리밥을 주문한다. 안내 받은 곳에 자리하니 제일 먼저 숭늉이 나와 속을 편안하게 데우게 하고, 바로 온갖 나물들과 구수한 된장찌개에 산골에서 보기 어려운 생선조림까지 나온다. 양은그릇에 나물과 된장을 넣어 쓱쓱 비비니 맛있는 비빔밥이 완성되고 살짝 한 입하니 꿀맛이 따로 없네. 보리밥에 산채들이 잘 어울려 이런 맛을 내는 것은 마치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을 느끼게 하여 송이밥 아니라도 너무 좋았다.
 
화왕산 한우마을
화왕산 한우마을


화왕산 동쪽 기슭의 관룡산 병풍바위 아래에 자리한 관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신라 8대 사찰 중 하나로 대웅전(보물 212호)과 약사전(보물 146호)을 비롯하여 석조여래좌상(보물 519호)과 약사전 삼층석탑(지방유형문화재 11호),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295호) 등의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경치가 좋은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절의 역사에 관한 뚜렷한 기록이 없고, 사기에 의하면 349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으나 이 사실은 지리산 칠불암의 창건설화에 나타난 것과 같이 불교가 인도에서 바다를 건너 가야에 전해졌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예증이 되기도 한다. 그 뒤 583년(진평왕 5년) 증법이 중창하였는데, 보통 이를 창건 연대로 삼기도 한다. 삼국통일 뒤에는 원효가 1000명의 중국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법하고 대도량을 이룩하였다는 전설에 의하면 원효가 제자 송파와 함께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오색채운이 영롱한 하늘을 향해서 화왕산 마루의 월영삼지로부터 아홉 마리의 용이 등천하는 것을 보고 절 이름을 관룡사라 하고, 산 이름을 구룡산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1749년(영조 25년)의 부분적인 보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니 우리 역사와 선조들의 얼을 함께 느끼며 엄숙한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보며 참배하고 용선대로 오른다. 녹음이 아름다워 더 좋은 나들이지만 기온이 높아 한여름을 방불케 하니 땀이 팥죽처럼 흐른다. 관룡사 서쪽의 봉우리인 용선대 마루에는 동향하여 앉힌 여래좌상이 있는데, 이 석조여래좌상은 석굴암의 본존불과 똑같은 양식으로 조성된 불상이며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얼굴은 4각형에 가까우나 큼직하며 풍만한 모습으로 부처님의 밝은 빛을 세상으로 비추는 모습이다. 이 불상 바로 앞에는 하대석만 남아 있는 석등이 있는데, 불상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이고,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이곳에 와서 정성으로 기도를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관룡사
관룡사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용선대에 올라서니 화왕산이 감싸주는 듯하고 멀리 내려다보이는 옥천저수지로 이어지는 옥천계곡은 푸르름으로 포근하게만 느껴진다. 땀을 식히면서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며 화왕산에 대하여 잠시 더듬어 본다. 화왕산은 선사시대 화산으로 지금은 3개의 화산분화구가 있으며, 이 못과 전설이 있는 창녕 조씨의 득성비가 있고 정상부 둘레에는 사적64호인 화왕산성이 있으며 성내는 잡목이 없는 억새로 이루어진 약 5만6000여 평의 초원이 펼쳐져 있어 사시사철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화왕산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계절을 읽게 하고, 여름이면 억새초원으로 시원함을 부르며, 가을에는 황금빛 억새물결로 추억을 만들게 하고, 겨울에는 설경이 유명하여 우리를 부른다. 곽재우의 의병 근거지도 화왕산성인데 홍의장군이 성을 거점으로 하여 왜군이 진주를 통해 운봉으로 진출하려한 길을 차단하고 계속하여 왜군의 침입을 막을 수 있었던 것도 이 화왕산성의 지세에 힘입은 바가 컸다.

이제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으로 간다. 송현동 고분군은 화왕산 서쪽 기슭의 목마산성 아래 창녕읍 교리와 송현리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대형고분군으로, 1911년 일본인 학자 세키노 타다시에 의해 처음 알려졌고, 1917년부터 1919년까지 11기의 고분이 발굴조사 되었으나 제21, 31호분을 제외하고는 보고서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조사자에 따라 고분번호를 달리하는 것으로 인해 조사된 고분이 어느 고분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이 시기 조사를 통해 마차 20대와 화차 2량분의 토기와 금공품들이 출토되었다고 전해지나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일부 유물을 제외하고는 보관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고분군 옆에는 창녕박물관도 있는데 2개의 전시실과 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고, 특히 전시관 중앙에는 가야고분의 축조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형관인 디오라마가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가야시대 고분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가까이에는 만옥정공원도 있는데 만옥정공원은 면적 1만㎡의 도시공원으로 공원 내에는 국보 제33호인 신라진흥왕척경비 창녕척화비 창녕객사 퇴천삼층석탑 UN전적비 창녕현감비군 지석묘 등이 있으며, 열린 문화공간인 야외공연장도 있어 군민들의 쉼터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만옥정공원을 중심으로 진흥왕행차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척경비에서부터 진흥왕의 가야정벌과 신라부흥이라는 큰 꿈과 불교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졌던 문화탐방로를 걸으며 진흥왕의 업적을 둘러보고 창녕 속의 강한 신라불교를 만날 수 있다.

창녕에서 가장 큰 창녕장은 3일과 8일에 장이 서, 장을 둘러보고 수구레국밥을 먹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오늘의 만찬은 화왕산한우마을로 가서 한우등심을 먹기로 하였다. 곡면의 통유리 창밖으로 화왕산이 펼쳐지고, 바로 아래로는 구마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여, 자연과 인공이 적절하게 조화된 예술품을 내다보며 숯불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를 한 점하면서 오늘의 창녕 이야기로 즐겁기만 하다. 나이 들어 쇠고기는 그냥 주어도 먹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고소한 고기 굽는 향기와 석쇠위에 올린 예쁜 모습은 잊을 수 없다. 창녕에는 특산물도 다양한데 송이버섯 청결고춧가루 창녕참기름 화왕산청결미 이방단감 등 계절에 맞추어 찾는다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찾을 수 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능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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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대에서 본 옥천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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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과 송현동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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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개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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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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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왕 행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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