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최강희號, 본선가면 나아질까
답답한 최강희號, 본선가면 나아질까
  • 연합뉴스
  • 승인 2013.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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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걱정스런 경기력…새 감독 선임 공론화 의견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축구에서는 흔히 ‘골도 넣어본 선수가 넣는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득점 경험이 많은 선수가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빗댄 이야기다.

 이런 의미에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은 최강희호(號)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최근의 골 결정력은 고기 한번 제대로 먹어 본 적 없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강희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인 2012년 2월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4-2승)을 시작으로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까지 총 13경기를 치르면서 7승2무4패(23득점· 19실점)의 성적표를 거뒀다. 경기당 평균 1.77득점에 1.46골을 내줬다.

 그나마 준수한 성적표로 보이지만 13차례 A매치 가운데 대부분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참 뒤진 월드컵 최종예선 상대국이었다. 스페인(1-4패)과 크로아티아(0-4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에는 완패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까지 치른 상황에서 4승2무1패(승점 14)로 이란(승점 13), 우즈베키스탄(승점 11)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나서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내다보면 지금의 경기력은 걱정스럽기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조광래 체제’에서 대표팀은 12명의 선수가 골을 기록했다. 다양한 포지션 변화와 패스 축구를 지향하다 보니 득점자의 분포도 넓어졌다.

 반면 ‘최강희 체제’에서 골 맛을 본 선수는 9명이다.

 전방 공격수를 향한 측면 크로스 위주의 공격이 펼쳐지면서 득점도 이근호(상주·6골)와 이동국(전북·5골)에게 몰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표팀에서 다양한 전술이 사라지고 주전들의 변화도 심해지면서 결정력 저하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결정력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사령탑이 바뀌게 되면 선수 기용과 전술이 바뀌게 돼 대표팀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최강희 감독은 스스로 시한부 사령탑의 한계성 속에서 ‘이기는 축구’만 해왔다”며 “결정력은 전 세계 어느 팀이나 가진 공통적인 고민인 만큼 새 감독이 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7차전은 이기는 전술이 불가피했지만 오직 김신욱(울산)의 머리만 향해 롱 패스를 올린 전술은 최악”이었다며 “새로운 감독이 오면 공격진에 변화가 다른 포지션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한국 축구가 달라지려면 대한축구협회가 하루빨리 최강희 감독의 후임자 선정에 속도를 내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의 목표를 설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세계 축구의 흐름은 압박의 강도가 세지고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인데 지금 대표팀의 모습은 장신 공격수를 활용한 낡은 공격 방식뿐”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청용(볼턴)이나 손흥민(함부르크) 같은 빠른 측면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활용을 제대로 못 하는 전술에 팬들이 답답함을 느낀다”며 “축구협회가 서둘러 차기 대표팀 감독의 선임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감독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만 올리면 된다는 책임만 가지고 있다 보니 선수선발과 활용이 뒤죽박죽이 됐다”며 “본선 무대에서 지금의 경기력을 뛰어넘으려면 어떤 스타일의 감독이 필요한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한숨 돌린 최강희 감독
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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