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오존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경남일보
  • 승인 201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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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환경부 차관)
로마신화에는 ‘야누스(Janus)’라는 신이 있다. 집이나 도시의 출입문을 지키는 수호신인데, 모든 사물의 시작과 끝을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었다. 한 해의 시작인 1월(January)도 이러한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대 로마인들은 문에 앞뒤가 없다고 생각하여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는데, 후대에는 이를 빗대어 ‘양면성을 지닌 사람’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고 있다.


양면성을 지닌 ‘야누스’ 같은 오존


최근에 주의보가 자주 발령되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오존(Ozone)은 야누스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늘 저 높은 곳에서는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든든한 지킴이의 역할을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지표면에서 발생할 경우 폐를 비롯한 호흡기계의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작물의 수확량을 감소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존은 자동차에서 주로 나오는 질소산화물, 벤젠 등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대기 중에 존재하다가 햇빛과 반응하여 생성된다. 이러한 이유로 오존문제는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여름철 평균기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3∼2012년) 간 여름철 평균기온이 무려 1.5℃나 높아졌는데, 그만큼 오존발생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올해는 고(高)농도 오존발생으로 인한 주의보가 6월 20일을 기준으로 74회나 발령되어 이미 지난해 총 발령횟수(66회)를 초과한 상황이다.

이러한 오존문제는 지극히 인위적인 것이다. 지표상에 오존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오존을 생성시키는 원인물질이 다량으로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화석연료는 그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고 다시 오존발생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여름철이 되면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오존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다. 사업장 등에서 직접 배출되는 오염물질도 아닌데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가 있느냐는 질문도 많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오존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그렇듯 오존문제에도 해결방안은 존재한다.

우선 오존을 발생시키는 원인물질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것은 산업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의 배출이 적은 페인트를 사용하고 낮 시간대 같이 한참 더울 때를 피해 작업하는 등 작은 일부터 실천할 수 있다. 일반 국민들도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원인물질을 줄일 수 있고, 낮 시간에 도로 등에 물을 뿌리는 것도 오존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오존발생을 미리 알고 국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기상예보와 같이 미리 다음날 오존 발생농도를 예측하고 높은 농도가 예상되면 노약자 등의 실외활동을 자제하도록 해 오존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예보제가 8개 시·도에서만 시행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시·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들 오존발생 대비하는 자세 필요


매년 5월부터 9월까지는 오존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무더위와 함께 더욱 빈번하게 찾아오는 불청객인 오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계를 포함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당장 오늘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이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오존에 대처하는 우리의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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