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에 발목 잡힌 '최고다 이순신'
출생의 비밀에 발목 잡힌 '최고다 이순신'
  • 연합뉴스
  • 승인 201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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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극 시청률 저조로 체면 구겨
KBS 2TV ‘최고다 이순신’이 또다시 시청률 30% 달성에 실패하면서 KBS 주말극의 자존심을 구겼다.

 24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32회는 전국 기준 27.5%, 수도권 기준 28.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2회까지 평균 시청률은 25.4%. 여타 드라마를 압도하는 시청률이지만 ‘전통의 시청률 강자’라는 KBS 주말극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전체 50회 중 절반을 넘어선 지금까지도 ‘최고다 이순신’은 전국 시청률 30% 고지를 밟지 못했다.

 ‘최고다 이순신’의 전작 ‘내 딸 서영이’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불과 8회와 6회 만에 30%를 넘어섰다. 32회까지 평균 시청률도 ‘내 딸 서영이’는 29.1%,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30.7%였다. 시청률이 지지부진하면서 ‘최고다 이순신’은 주말극 1위 자리도 MBC ‘백년의 유산’에 내줬다.

 ◇‘출생의 비밀’ 굴레에 빠진 이야기 = ‘최고다 이순신’의 발목을 잡는 것은 끝날 줄 모르는 출생의 비밀이다.

 현재까지 이야기를 이끌어온 중심축은 평범한 집안의 천덕꾸러기 막내딸 이순신(아이유 분)이 알고 보니 톱스타 송미령(이미숙)의 숨겨진 아이였다는 사실이다.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이순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에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것.

 급기야 전날 방송 말미에는 송미령이 이순신에게 친부가 따로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 또 다른 출생의 비밀을 예고했다. 드라마가 출생의 비밀에만 의존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하는 양상이다.

이야기가 출생의 비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갈등은 비슷하게 반복된다. 친모와 양모는 이순신을 두고 갈등을 거듭하고, 이순신마저 둘 사이에서 흔들리면서 드라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등장인물의 성격도 시청자의 공감대와 멀어졌다. 송미령은 자신을 위해 친자식까지 이용하려는 매몰찬 여성으로 그려지고, 이순신은 발랄하고 넉살 좋은 초반 설정에서 벗어나 우울하고 무기력한 인물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이순신의 유쾌한 성공기를 그리겠다던 애초의 기획 의도는 자취를 감췄다.

 ◇러브라인은 어디로 = 출생의 비밀이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다른 이야기가 끼어들 여지도 줄어들었다.

 시청자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터뜨리는 부분은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이다. 많은 시청자가 이순신이 자신의 조력자인 기획사 사장 신준호(조정석)와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순신과 준호의 사랑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초반 아옹다옹하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 대해 마음을 느끼지만 거듭된 고난에 사랑을 확인할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한다. 순신이 출생의 비밀에 허덕이는 사이 준호는 자꾸만 주저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 주인공의 존재감이 순신의 두 어머니보다 못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제작진은 앞으로 순신과 준호의 멜로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지만 ‘출생의 비밀’의 굴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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