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행복
선택과 행복
  • 경남일보
  • 승인 201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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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50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0위의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한국인의 행복순위는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4위에 머물렀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달러, 무역 8강, 국가 명목 GDP 15위라는 화려한 경제지표에도 국민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는 아직 그만큼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학자 샤르트르가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라고 말했듯이 인생은 끊임없이 선택을 하는 과정 속에 있다. 식사시간에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비교적 가볍고 단순한 선택부터 직업이나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무겁고 복잡한 선택까지 인생은 언제나 좀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선택과 결정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선택과 관련된 행동을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기에 수많은 편견을 가진 ‘정상적인 바보’라고 주장한다.

‘선택의 조건’을 쓴 바스 카스트는 현대인들이 풍요 속 빈곤과 과잉 속 불만시대에서 행복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해 공감대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째, 자유의 역설로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은 것은 자유의 확대이지만 그에 따라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커진다는 것이다. 둘째, 부의 역설로서 과거에 비해 편리하고 부유한 사회가 되었지만 자신의 절대적인 수입보다는 늘 주변 사람들과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셋째, 불안과 방황의 역설로서 현대인들은 지위, 재산, 명성을 얻기 위해서 고되고 바쁘게 노동하지만 그러는 사이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정신질환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의 지혜로서 먼저 스스로 포기했거나 놓쳐버린 일들에 대해 잠시라도 직접 해보는 행동은 자신에 대한 통찰을 내려줄 수 있고, 또한 우리의 삶에서 남들과는 무관한 절대적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은 현명한 선택의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넘쳐나는 과잉사회에서 참된 향유가 부족함에서 생긴다는 지혜를 되새길 것을 권한다.

프랑스 정신과 의사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씨의 행복여행’ 중에서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이 참된 행복이다’라는 구절과 버트런트 러셀의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라는 표현 속에서 행복은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지닌 것에 감사하며 온전하게 느끼는 여유로운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로서 농나라를 얻고 나니 촉나라를 갖고 싶다는 득롱망촉이 있다. 어차피 채울 수 없는 물질적 욕심을 확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만족을 아는 지족(知足)의 마음에서 행복이 실현될 수 있다. 행복은 지름길만을 찾아 걷는 직선의 삶이 아니라 느리고 돌아가는 길을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곡선의 미학이 오히려 행복을 맞이하는 순리일 것이다.
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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