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기자
해방이 지난 1946년 미군정청에서 차량의 우측통행 규칙을 정했으며, 1961년 도로교통법을 제정하면서 자동차의 우측통행과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의 보행자의 좌측통행 규정이 제정됐다. 오랫동안 관습으로 존재했던 좌측보행은 1961년 제정된 도로교통법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도로교통법 제8조 제2항에서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아니한 도로에서는 도로의 좌측 또는 길 가장자리 구역으로 통행해야 한다’라고 보행자의 보행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들은 오른쪽길, 사람들은 왼쪽길’이라는 노래까지 제정돼 학교를 중심으로 전 국민에 대한 홍보가 이뤄졌다.
이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보행시에는 어디에서든지 좌측보행이 원칙이라는 관념이 뿌리를 내려 좌측보행이 하나의 사회관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확한 의미는 보행자 전용 보도(인도)가 없는 중앙선이 있는 왕복도로에서만 사람과 차가 마주보고 진행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0년 7월 23일 도로교통법을 개정했고, 보도에서의 대원칙을 ‘우측’으로 신설하게 됐다. 시범기간을 거쳐 2011년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우측보행에 따른 정확한 취지와 편리성에 대한 홍보도 부족한 가운데 우측보행을 실시해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도시의 지하철과 공공장소 등을 대상으로 우측보행 제도를 도입했다고는 하나 과거의 습관대로 좌측보행을 하는 사람들과 우측보행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사람들이 혼재해 아예 보행질서가 무너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안내를 위한 유도표지도 충분치 않아 보행자에게는 과거보다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사회의 관습으로 존재하던 통행방식을 갑자기 바꾸려니 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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