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사병은 복지가 아니다
연예사병은 복지가 아니다
  • 강민중
  • 승인 201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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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중 기자
최근 입대를 앞둔 이들의 발길을 더욱 무겁게 하는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다. SBS ‘현장21’이 연예 병사들의 일탈행위를 고발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연예사병 군기문란 문제는 지난 1월 가수 비가 근무시간 중 배우 김태희와 데이트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 공론화됐다. 최근에는 가수 세븐과 상추가 지방 군부대 위문공연 도중 안마시술소를 출입한 사실이 방송에 포착되면서 연예사병 제도 존폐 논란으로까지 확산됐다.

방송 이후 초반에는 해당 연예인이 누구냐 하는 부분에 관심이 집중되더니 나중에는 홍보지원대 사병들이 치료목적으로 안마시술소에 갔다는 말도 안되는 해명이 비난 대상이 됐다. 여기에 또 연예사병들이 홍보지원단 간부의 사적인 행사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 간부는 이 대가로 연예사병들의 군기문란 행위를 방조해 줬다는 것이다.

군복무 특혜 논란은 미군들처럼 자원입대가 아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그 어떤 사안보다 민감하다.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연예사병제도 폐지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처럼 해외파병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이 계속 발생하는 연예사병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연예사병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연예사병은 단순히 군인들의 볼거리 제공 목적이 아닌 사병복지의 개념이었다.

과거의 문화선전대는 6·25전쟁을 비롯한 월남전 등을 따라다니며 위문공연을 갖곤 했다.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극대화되는 전시상황에서 연예사병들의 공연은 군인들에게 활력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그 필요성이 인정돼 왔고 유명 연예인은 당연히 홍보지원대 소속이 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사병들의 공연은 더 이상 일반 사병들에게는 복지가 아니다.

과거 미국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미군 현역출신이다. 1957년 당시 미국은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였기 때문에 젊은 팝스타도 병역을 피해갈 수 없었다. 미 육군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엄청난 인기스타란 점을 감안해 연예사병을 제안했으나 엘비스 프레슬리가 거절했고 엘비스는 서독 미군기지에서 2년 동안 근무했다. 이는 당시 군인들과 국민에게 큰 반향을 낳았고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미군들에게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연예인이 아닌 동료로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화려한 공연보다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또 영국의 해리 왕자 역시 스스로 육군에 입대, 아프카니스탄에 파병돼 자국 국민들과 군인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들의 사례만 보더라도 연예사병 폐지는 더 이상 고민거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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