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치
나눔의 가치
  • 경남일보
  • 승인 201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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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의령군 낙서면장, 행정학 박사)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눔만큼 알차고 행복한 일도 드물지 싶다. 좀 억지 같긴 하지만 오죽하면 사람이 세상에 나올 때 온갖 부귀영화를 다 움켜쥐고 싶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고고한 울음을 앞세워 태어난 후 한평생을 자나 깨나 부와 권력과 명예를 좇다가 돌아갈 때 다 부질없다는 듯 몽땅 버리고 간다는 의미로 두 손을 쫙 펴고 눈을 감는다 하는가. 그러기에 한 치 앞만 제대로 내다보면 누구나 아등바등하며 살아갈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어쨌든 물질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이기에 내가 획득한 그 무엇을 선뜻 나눠 가진다는 것도 말보다 그리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나눔이란 사소한 듯 보여도 작은 것을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사람 사이에 마음이 살가워져 인정이 새로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지되듯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은 시골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부담없이 손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은 대체로 농작물이다. 그러나 시골이라 하여 모든 사람이 다 농사를 지으며 사는 농민만 있는 것도 아니다. 대개 시골의 읍·면 소재지 마을쯤 되면 농사짓는 사람과 상업을 하는 사람 그리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 등이 서로 혼재돼 살고 있다. 소재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그야말로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그런 곳엔 가끔 농민은 아니지만 전원주택을 짓고 승용차로 인근 직장에 출퇴근하거나 은퇴해 노후생활을 즐기는 비농민도 더러 살고 있다. 농민이야 직업상 당연히 자기 농지에서 농작물을 수확하면 그만이지만 그렇다고 비농민이라 하여 농사를 결코 지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을에 버려진 빈터나 주인이 방치한 땅을 이용해 스스로 먹거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덕분에 시골에선 실제로 각자가 농사 지은 작물을 이웃간 또는 지인간 스스럼없이 나누는 풍토가 잘 조성돼 있다.

특히 비 농민이 지은 작물을 농사 전문가인 농민에게 유기농 작물이라고 건네주면 농사를 참 잘 지었다고 오히려 대견해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나눔에 대한 감사의 칭송인 셈이다. 이쯤 되면 풍족한 작물을 수확한 농민의 오지랖이 더 넓어짐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므로 시골의 나눔문화는 직업을 불문하고 농사기술과 농지면적에 의한 작물 수확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서로 나누는 인정의 차이는 있을 수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받았다면 언젠가 나도 되돌려 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어쩌면 이런 점이 원초적으로 동물과 다른 인간의 본성이 아닌지 가히 짐작해 본다. 혹자는 과거에 비해 생활은 많이 윤택해졌지만 인심은 날로 각박해져 간다고 한심해 한다. 그러나 심성이 착하고 선한 우리의 이웃, 나아가 아름다운 나눔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나의 주변에 더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금 당장 나부터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아량이 생길 것이다. 내것과 네것을 크게 따지지 않고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의 진정한 나눔이야말로 오늘날과 같은 각박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데워 줄 온돌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김영곤 (의령군 낙서면장·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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