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 아들 키운 아버지의 13년 기록
중증 장애 아들 키운 아버지의 13년 기록
  • 연합뉴스
  • 승인 201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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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신문기자 이언 브라운 ‘달나라 소년’ 출간
“꾸륵…꾸륵, 꾸륵”

잠을 자던 아버지는 계속되는 소리에 눈을 떴다. 이 소리는 아들이 제 머리를 주먹으로 치면서 내는 소리다.

아들은 중증 장애를 동반한 희귀성 유전병을 갖고 태어났다. 의학적 진단명은 ‘심장-얼굴-피부 증후군’. 아버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 아들이 제 머리를 때려도 왜 때리는지 모른다.

아버지는 생각한다. “과연 아들에게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아이에게도 내면의 삶이 있을까”….

신간 ‘달나라 소년’은 중증 장애가 있는 채 태어난 아들을 키우는 한 아버지의 13년간 기록이다.

캐나다 신문 기자인 이언 브라운은 아들을 통해 존재의 이유 등 우리 삶의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워커를 보고 있자면 달을 쳐다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달에서는 가끔 사람 얼굴 비슷한 것이 보이기도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워커가 정말로 공허한 존재라면, 왜 그 존재가 이렇게 중요하게 느껴지는가?”

저자는 아들에게서 ‘인간의 얼굴’을 본다.

“나는 워커에게서 전능자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그저 내 아들의 얼굴을 볼 뿐이다. 나는 인간을,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결점을 지닌 인간의 얼굴을 본다.”

또 아들이 자신을 좀 더 진지한 사람으로 만들었으며 언젠가는 사라질 그 모든 인생의 달콤함에 감사하도록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그건 내가 워커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친 아버지와 고장 난 아들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대로, 바꾸거나 변명하지 않고. 그런 관계가 주는 안도감이 얼마나 큰지 놀라울 따름이다.”

견디기 어려운 깊은 슬픔을 부여잡고 아들과 자신의 삶이 갖는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전미영 옮김.

부키. 376쪽. 1만4800원.

/연합뉴스

달나라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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