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칭찬 릴레이
  • 경남일보
  • 승인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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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의령군 낙서면장, 행정학 박사)
몇 년 전 모 언론사에서 칭찬 릴레이 프로그램을 인기리에 방영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칭찬은 책이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도 수없이 회자되고 있다. 칭찬 그 자체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칭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기는 좋아하는데 왜 잘 하지 않는걸까. 정말 칭찬할 만한 일이 없어서 그럴까, 아니면 듣기는 좋지만 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속성 때문일까. 이 점에 대해선 솔직히 필자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범부들처럼 칭찬이 좋다는 점은 분명히 알고 있다.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의 일이다. 필자가 미리 작심을 하고 한 일은 아니지만 모임의 분위기를 타고 회원끼리 그것도 서로의 면전에서 한 사람씩 지명해 칭찬 릴레이를 펼쳐 보자는 제의를 했다. 다만 칭찬받은 사람은 자기를 칭찬한 사람을 지명치 않는 상피제식 칭찬 릴레이였다. 다행히 내 제안이 수용돼 곧장 칭찬릴레이에 들어갔다. 여러 사람 앞에서 그것도 칭찬할 당사자를 앞에 두고 하는 칭찬인지라 어찌 보면 참 낯 간지럽고 겸연쩍어질 수밖에 없기에 불쑥 제안한 필자도 반응과 결과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의외로 좋은 반응이 나왔다. 이유인즉 정작 면전에서 그것도 여러 사람 앞에서 스스로 칭찬을 받고 보니 그게 평소 자신이 칭찬받을 만한 장점인지 정말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칭찬받은 내용을 되살려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사람이 다수였다. 사람은 타인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시각으로 칭찬할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나름 구분해 버린다. 그러나 상대방의 칭찬거리를 찾기 위해 장점을 열심히 찾다보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이 자꾸 눈에 보이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 스스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고자 직원들 회식자리에서 같은 칭찬릴레이를 시도해 보았다. 처음에 서로 눈치를 보며 망설이던 직원들이 자신에게 그런 장점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서로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점이 공개된 만큼 좋은 점을 계속 실천할 수밖에 없다는 넋두리도 함께 늘어놓았다. 그야말로 효과 만점이었다.

살다 보면 평소 우리가 잘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매사 자신에게 처한 일의 경중에 따라 실천할 경우 비용을 수반하는 일도 있겠지만 칭찬처럼 내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상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 좋은 장점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칭찬의 힘이다. 그러나 간혹 칭찬도 잘 못하거나 듣게 되면 독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필시 아부성 칭찬일진대 나의 잘못됨을 가려 눈을 멀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하는 칭찬릴레이만은 그런 잘못된 아부성 칭찬을 보다 쉽게 가려낼 수 있다. 함께 들은 귀로 아부성이라 여겨지면 선의로 핀잔을 하는 법칙을 정하면 판단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와 상대방의 장점을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칭찬릴레이를 누구든 한 번쯤 시도해 보아도 좋을 듯싶다.

김영곤 (의령군 낙서면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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