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공동거주제는 '생명 지킴이'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는 '생명 지킴이'
  • 박수상
  • 승인 201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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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전국 최초 시행…5년간 노인 고독사 '0'
최근 홀로사는 독거노인이 숨진 채 여러 날이 지나서야 이웃에 의해 발견되는 등 노인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의령군이 최근 5년간 독거노인 고독사 ‘0’명을 기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의령군은 전체 인구(3만329명)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0.5%(9274명)로 도내서 가장 높은데다 전국 7번째 초고령 자치단체이고, 이들 노인 중에서도 홀로사는 독거노인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처럼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살다가 자녀 등 돌봄이 없이 갑자기 혼자서 숨진(고독사) 노인은 지난 2007년 이후 최근 5년간 단 한명도 없는데에는 의령군이 특수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령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인복지정책이 그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의령군은 지난 2007년 5월 전국 최초로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를 시행했다. 이 시책은 노인 고독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동거주제는 노인들이 함께 숙식하며 한 공간에서 같이 노후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부양기능 약화로 초고령화된 의령지역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 독거노인 보호대책의 일환으로 위기대처능력이 부족한 독거노인들을 공동생활하도록 한 것이다.

공동거주제를 통해 노인들이 불의의 사고와 건강 악화 등 긴급 후송을 요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데다 무엇보다 5~7명의 노인들이 함께 안정적이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시책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령군의 첫 시행 이후 지금까지 전북 김제시, 충북 영동군 등 전국적으로 60여개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한데 이어 현재 10여개 지자체가 운영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독거노인공동거주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령군은 지난 2007년 5월 의령읍 만상마을과 용덕면 상용소마을 등 2개소에서 ‘독거노인공동거주제’를 시작했으며, 매년 크게 증가해 지난해 35개소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45개소 280여명의 독거노인들이 활기찬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노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서로 건강상태를 묻고 위로하며 지낸다. 다 같이 텃밭을 가꾸며 소일거리를 찾아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서는 부림면 경산마을, 낙서면 아근마을 등 7개 마을에서 이미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군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10월까지 추가로 공동거주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안에는 군내에서는 ‘독거노인공동거주제’를 시행하는 마을이 50개소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독거노인 공동거주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독거노인들의 자녀와 친·인척 등이 바쁜 도시생활로 인해 부모를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다 문안도 여의치 않고 걱정하던 차에 군이 시행하는 공동거주제를 통해 여러 이웃 노인이 함께 생활함으로써 독거노인들이 안정된 삶을 유지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공동거주제 방에는 필수 목록 1호로 가장 잘 보이는 벽면에 공동생활 할머니 명단과 함께 자녀들의 비상 연락망을 부착함으로써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 지난해 말 의령읍 만상마을 공동거주제에 사는 김 모(76) 할머니는 저녁 시간대 마당에 쌓인 눈에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엉덩뼈를 다친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을 같이 생활하는 동료 할머니가 발견, 아들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후송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가례면 요도마을공동거주제에 남모(72) 할머니는 동료 할머니들과 잠을 자다가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역시 창원에 사는 큰 아들에게 야간에 급히 연락해 후송, 내졸중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등 생명마저 위협받는 위기 때마다 주거공동제로 모면하기도 했다.

칠곡면 공동거주제 김봉선(78) 할머니는 “노인들이 홀로살면 우선 몸이 아플 때 불안하고 평소 외롭고 지루할 때가 많은데 이웃 노인들과 함께 지내면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고 윷놀이 등 즐기는 놀이에다 자녀들도 대신 연락하면서 찾아주기도 하고 삶이 많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공동거주제방에 대해 리모델링 사업비 500만원을 비롯해 냉장고, TV, 에어콘, 선풍기 등 생활용품은 물론 매월 전기료 등 운영비 25만~3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공동거주제 방에는 고령자가 많아 비상구급약품을 항상 비취하고 있으며, 군보건소와 보건지소 등에서는 주기적으로 방문해 혈압, 혈당 등을 검진하는 등 어르신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며, “노인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매주 1회씩 방문 및 문안 전화를 하고 폭염 등 기후 변화에도 안전수칙 등을 전하는 관심과 내 가족처럼 철저하게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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