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자녀로 키우는 부모교육
훌륭한 자녀로 키우는 부모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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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연구원장)
자녀를 훌륭하게 성장시키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희망일 것이다. 최근 필자는 우연히 남편의 친구를 통해 세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키운 한 어머니를 만났다. 내가 만난 그분의 자녀는 셋이었는데 세 자녀 모두 미국 사회에서 대단히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첫째인 장녀는 미 동부 명문대인 보스턴대학 국제정치학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미국 정부 장학금을 받아 스페인에서 유학 후 현재 미국 10대 로펌 중 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둘째이면서 장남인 최성찬 군은 몇 달 전 우리나라 신문과 뉴스에서도 보도된 바 있는데, 미 동부 보스턴대학 국제정치학과에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재학 중에 미 전역 800만 대학생 가운데 단 32명만 뽑는 특별프로그램 펠로우십(10만 달러 장학금) 국비장학생으로 발탁되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키우는 정식 외교관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셋째인 딸은 하버드대학 4년 전액 장학금뿐만 아니라 빌게이츠 재단이 주는 백만 달러 장학금까지 받게 되어 한인사회에서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인 자녀교육으로 그 어머니는 유명세를 타고 여기저기서 자녀교육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를 다니며 자신의 자녀교육 체험담을 신앙과 함께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독자들이 짐작하다시피 이 분은 하느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였다. 필자는 여기서 자녀를 잘 성장시키기 위해서 부모가 어떤 자세로 자녀를 길러야 할 것인가 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 어머니가 세 자녀를 훌륭하게 성장시킨 배경에는 물론 자녀들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자녀들이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씨앗을 뿌렸다는 점이다. 그 어머니가 뿌린 씨앗을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자녀를 믿고 무한한 신뢰를 주었다는 점이다. 그 엄마는 매사에 자녀들의 독립적인 사고를 존중하고 자녀가 무슨 일을 하든지 굳건하게 믿어주었다. 때로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힘이 들 때면 신앙에 의지해 기도로서 자녀에 대한 신뢰를 지속시켰다.

둘째는 자녀에게 자존감을 지속적으로 키워 주었다는 점이다. 미국이란 사회는 다인종 국가로 기회의 땅이라고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 또 사람에 따라서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어머니는 자녀들이 이민 후손세대로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도록 항상 격려하고 자긍심을 가지도록 했다. 이는 우리 부모들에게도 정말 필요한 부분이다. 자녀가 마음대로 하도록 허용하거나 방임하는 것이 자존감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지도하면서 격려하는 것이 자존감을 살려주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부모의 가치관인데, 이웃을 돕는 봉사정신을 가지도록 한 점이다. 이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비록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라도 항상 남을 도우고 이웃에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가르쳤다. 그래서 세 자녀들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봉사하는 생활을 해왔고, 이런 점들이 생활 속에 쌓이면서 큰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 분의 자녀교육 중에 가장 감동적이었던 점은 부모가 자녀의 성공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자녀가 스스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 우리사회는 명문고, 명문대 진학을 위해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올인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들이 속칭 SKY명문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삶에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현재 고등학생들의 일과를 보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생활을 하고 평균 밤 11시가 넘어 귀가하고 있다. 게다가 특별반은 토·일요일까지 학교를 간다. 물론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것은 고맙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3년이라는 기간을 이렇게 오로지 학교공부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체험이 필요하다. 미국사회에서 학생들이 하는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이 우리나라에서는 형식적으로 그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의 교육제도가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부모의 가치관이 바뀌는 일이다. 부모는 진정 우리 아이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훌륭한 자녀교육은 자녀 스스로가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함을 잊지 말자.

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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