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삶을 미리부터 준비하자
퇴직 후 삶을 미리부터 준비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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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장)
한국사회의 산업화를 이끈 주역인 베이비붐(1955~1963년생)세대가 은퇴시기를 맞아 많은 퇴직자가 농촌에 대한 관심과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행복을 찾고자 귀농과 귀촌을 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까지 2000가구 이하이던 귀농·귀촌가구가 2011년부터 1만503가구를 넘기 시작했고 2012년 2만7008가구로 15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라면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농촌인구의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연령대는 50대가 많고 귀농 전 직업으로는 자영업과 사무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술이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데서 귀농·귀촌을 택해 노후에 휴식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보내고 싶어서이며 경지가 비교적 저렴하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경상도와 전라도로의 이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 어느 시골에선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경사가 났다며 잔치를 한다고 한다. 농촌에 이처럼 젊은 사람이 없으니 나이 드신 어르신들과 지금껏 도시에서 자기 멋대로 살다가 이주해 들어오는 젊은이들과 교감을 이루면서 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TV에서 보니 시골마을 주민과 이주민(귀농·귀촌)이 이웃으로 살면서 소통이 되지 않아 사사건건 시비로 서로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과거 기계화가 되기 이전 농촌은 모내기, 논매기, 벼베기, 탈곡하기 등 공동으로 하는 작업이어서 이웃마을에 누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작물을 얼마나 심었는지 잘 알 뿐만 아니라 조그마한 것이라도 서로 나눠 먹곤 했다. 요즘 농촌은 기계화되고 관광지로 변화면서 인심도 각박해지고 이웃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다.

필자도 퇴직이 약 5년 정도 남았지만 5~6년 전부터 귀농을 생각하며 고향 인근 논밭에 고로쇠나무를 심고 한 달에 한두 번은 가서 농사일도 익히고 나무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 막상 일하러 가기 전에는 ‘왜 사서 고생을 하지. 그냥 집에서 잠이나 실컷 잘걸’ 싶기도 하지만 막상 농촌으로 가면 도심에서 듣지 못하는 새소리와 물소리, 시원한 바람과 푸르게 우거진 숲에서 일상에 지친 내 몸의 피로를 치유해 준다.

앞으로 귀농·귀촌을 생각한다면 생활하기 좋은 곳을 물색하고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병원도 가야할 것이고 또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미래 손자손녀들이 오가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적의 생활 근거지는 도심에 가까우면서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또한 마을 사람들과의 잦은 교감과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삶의 터전을 마련한다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에서의 건강한 삶을 기대해 본다.
 
김종식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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