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반응하는 가요계..장맛비에 희비 교차
날씨에 반응하는 가요계..장맛비에 희비 교차
  • 연합뉴스
  • 승인 201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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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관련 노래 인기..연이은 폭우로 행사 무대 축소

신곡 ‘물좋아?’로 활동 중인 걸그룹 포미닛은 최근 지방의 한 행사장에서 흔치 않은 부탁을 받았다. 한창 활동 중인 ‘물좋아?’를 부르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연이은 폭우로 전국 각지에 물난리 피해가 속출하자 ‘물좋아?’가 관객들에게 불편하게 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행사 주최측이 보통 가수들에게 최신 히트곡을 요청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장맛비에 ‘함박웃음’을 짓는 가수도 있다. 지난 16일 데뷔 싱글 ‘비가 온다’를 발표한 엠넷 ‘슈퍼스타 K2’ 출신 강승윤이다.

강승윤은 당초 강한 록 장르의 ‘와일드 앤드 영(WILD AND YOUNG)’을 먼저 선보이려 했지만 장마가 지속되자 ‘비가 온다’로 발표 곡을 변경했다.

이 곡은 발매 다음날인 지난 17일 멜론, 엠넷닷컴,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등 국내 9개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 1위를 휩쓸었다. 신인으로는 이례적인 성적.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비가 온다’는 상실의 아픔을 ‘비가 온다 차갑게’라는 가사로 담담하게 표현, 계속해 비가 내리는 요즘 날씨에 대중의 감정선을 건드려 큰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버벌진트의 ‘비범벅’도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꾸준히 사랑받았다. ‘비에 범벅이 돼, 이 거리를 거니네’란 노랫말 덕인지 장마 시즌에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처럼 날씨는 가요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야외 행사가 많은 공연 업계는 한층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해는 장맛비가 연일 이어지자 지난해 같은 시즌과 비교해 행사 무대가 축소됐다.

인기 걸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의 이사는 “여름은 바닷가 축제나 기업 행사 등이 몰리는 시기로, 보통 1-2개월 전 미리 섭외 문의가 온다”며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행사들이 50% 이상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가수뿐만 아니라 노래를 찾아 듣는 대중의 취향에도 변화를 준다. 이는 음원사이트에서 네티즌이 직접 선곡·편집해 올리는 ‘공개 앨범’ 순위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18일 음원사이트 올레뮤직의 ‘공개 앨범’ 주간 차트는 3위와 6위를 제외하고는 서정적인 발라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1개월 전 이 차트 ‘톱 10’에서 댄스·힙합곡으로 채워진 앨범들이 2·4·5·8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올레뮤직 전략기획팀 최윤선 차장은 “장마철을 반영한 서정적인 곡들을 테마로 한 앨범이 꾸준히 소비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 음반기회사 대표도 “요즘은 비를 주제로 한 노래가 마치 ‘시즌 송’처럼 느껴진다”며 “청취자들의 신청으로 요즘 라디오에서 비와 관련된 노래가 많이 들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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