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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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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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1일 폭우가 내리는 우한(武漢)의 동후(東湖) 국가자주혁신시범구를 시찰한 자리에서 바지를 걷어올리고 손수 우산을 든 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으로 중국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았다. 시진핑은 “경제규모만 크다고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나라가 강대해지려면 거품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중국 경제 에디터 밥 데이비스는 최근 중국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혁신 결여’를 강조했다. 2007년 원자바오 전 중국 총리가 ‘불균형, 불안정, 부조화, 지속 불가능성’ 등 4가지 문제를 해결과제로 제시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된 것은 없다고 지적한 에디터는 중국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뉴스에 대해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돈을 많이 투자했다는 얘기”라고 했다.

▶거품은 정치에도 같은 비중으로 대입된다. 이른바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정치구호를 내걸고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돼 7년 동안 이 나라를 통치했던 전 대통령 전두환은 거품으로 산 인생이었음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4반세기가 지났는데 자신은 물론 온 집안이 검찰의 수색대상이 됐으니 권력과 재부가 거품인 줄을 모르고 화를 초래한 시범케이스다.

▶중국에는 삼성과 현대 같은 혁신기업이 부족하다. 짝퉁(山寨)으로 일어선 경제라는 말이다. 권력이 독차지하고 있는 국영기업, 은행의 부실대출, 도·농 간의 소득격차 등 시진핑이 걷어내야 할 거품은 중국사회 곳곳에 가득 차 있다. 그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다양성이 요구되는 현 국제사회에서 일당독재체제의 엄중함이다. 최고지도자가 거품 걷기에 나섰으니 결과가 주목된다.

박동선·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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