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으로 미꾸라지 사육 날개 달았죠”
“곤충으로 미꾸라지 사육 날개 달았죠”
  • 임명진
  • 승인 2013.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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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블루오션 곤충산업] 8.공영경 산청 황매골 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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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육으로 토종 미꾸라지 양식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농가가 있다.

산청군 차황면 양곡리의 황매골 농원. 공영경(53)씨가 운영하는 황매골 농원은 1만3223㎡(4000평)부지에 조성된 양식장에서 3톤 규모의 토종 미꾸라지를 사육하고 있다.

진주에서 외국어 학원을 운영하던 공씨 부부가 고향인 산청으로 귀농한 것은 5년 전.

50세가 되면 고향으로의 귀농을 결심하던 그에게 어릴 적 동네 지천에 깔려 있던 토종 미꾸라지는 새로운 도전 아이템이었다.

“나이 40세가 될 적에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50세가 되면 은퇴하겠다. 토종 미꾸라지는 옛날 어릴 적 기억도 있고 몸에도 좋은데, 지금은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해 오거든요. 이걸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미꾸라지 사육은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고향 마을인 산청군 생비량에서 첫 미꾸라지 사육을 나섰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태풍으로 침수가 되는 아픔도 겪으며 지금의 산골 부지로 옮겨 왔다.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돈은 계속 투입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수입은 없는 상태이거든요. 하지만 지금도 농장에 오면 가슴이 뛸 정도로 저는 제 일을 사랑합니다(웃음)”

공씨의 토종 미꾸라지가 주목을 받는 까닭은 전량 곤충을 사료로 사육하기 때문이다.

농업인기술개발사업에 도전한 공씨는 그 과제를 성실히 수행해 미꾸라지 사육에 관한 실용화 기술에 성공, 2012년에는 농촌진흥청 최종 평가에서 우수과제로 호평을 받았다.

공씨의 토종 미꾸라지 사육에 있어 핵심은 바로 사료의 원천인 ‘동애등에’이라는 곤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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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에 알을 받고 있는 장면



“토종 미꾸라지는 치어 부터 성체로 키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년 가량 소요가 됩니다. 상당한 사육시일이 소요되다 보니 사료값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애로가 있었습니다. 저가의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밀리다 보니 토종 미꾸라지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겁니다”

공씨는 기존의 어분 사료 외에 새로운 대안 찾기에 골몰했다.

사료의 대상은 가장 흔하면서 영양분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처음에는 쌀의 속 껍질인 미강에 주목했다. 여러 영양분이 많아 사료용으로 적합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소화력이 약한 미꾸라지가 미강 사료를 소화를 시키지 못했고 소화장애로 폐사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단백질이 부족해 미꾸라지가 충분히 성장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사료연구에 고민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동애등에라는 곤충을 접하게 됐다.

“알게 된 순간 딱 이거다 싶었어요.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단백질이 풍부한 데다 사이클이 한달 주기로 짧아 대량생산도 가능했어요”

미강을 동애등에 먹이로 해서 사육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곧바로 실용화에 착수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곤충은 양계장 등지에 먹이 사료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주로 애벌레로 한정됐다.

공씨는 동애등에 사료의 최대 강점을 전량 사료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애벌레부터 성체, 분변토에 이르기까지 버릴 게 없다는 것이다.

공씨가 사육하는 동애등에는 발효를 시킨 미강을 동애등에의 먹이를 주고, 이것을 먹고 자란 동애등에의 분변토를 2차로 발효시킨다. 여기는 환경정화곤충으로 알려진 동애등에 애벌레를 넣어 함께 발효시킨다. 2차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애벌레의 분변토 등은 발효를 촉진시키고 영양분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공씨의 남다른 연구에 주목한 농촌진흥청도 지난 17일 공씨의 농장을 찾아 현지 평가회를 열었다. 이런 노력으로 공씨는 동애등에의 분변토를 이용한 어 사료라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특허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외 분변토를 이용한 버섯배지와 양계 사료라는 두개의 신규 특허를 제출한 상태다.

공씨는 “미강을 가지고 할 때는 성장 속도가 느렸는데 동애등에는 확실히 성장속도도 빨라지고 수질 오염의 문제도 없다.

무엇보다 미꾸라지 폐사율이 현격히 떨어져 사육 단가 또한 현저히 낮출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동애등에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로 공씨는 지난 해 행안부의 마을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서서히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귀농을 하고서 정보에 목말라 했습니다. 하지만 정보는 그대로 이용할 가치는 없다는 것 느꼈습니다. 그대로 이용해 가치가 있을 것 같다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벌써 이용해서 돈을 벌었을 겁니다”

공씨는 “토종 미꾸자리 사육을 시작했지만 결국 곤충과 연관을 맺고 있다”면서 “융합만이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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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에를 활용해 토종 미꾸라지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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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골 농장에는 토종닭이 미꾸라지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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