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길 ‘도심지 속 푸른 생명길’로 부활
폐철길 ‘도심지 속 푸른 생명길’로 부활
  • 이은수
  • 승인 2013.07.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 월포동~석전동 5.5㎞ 구간 '임항선 그린웨이'
임항선 그린웨이 걷기대회1
지난 27일 임항선 그린웨이 걷기대회.
 
추억 속에 묻혀있던 옛 철길이 녹색길로 부활해 시민들 곁에 돌아왔다.

마산합포구 월포동~마산회원구 석전동까지 5.5㎞ 구간 굽이굽이 이어진 철길 따라 숲길 산책로, 쉼터, 바닥분수, 자전거도로 등 체육시설이 곳곳에 조성됐다. 북마산역 등 과거 역사 흔적도 남겨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 임항선 그린웨이는 ‘걷기좋은 명소’이자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산합포구 월포동에서 마산회원구 석전동까지 5.5㎞에 걸쳐 조성된 ‘임항선 그린웨이’가 최근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다. 창원시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사업이 4년 만에 완공된 것.

창원시는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에 걸쳐 총연장 5.5㎞의 폐철로 부지에 대하여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사업을 2010년에 착공하여 올 6월에 전 구간을 조성 완료했다.

박완수 시장은 “임항선 그린웨이가 완공 되면서 도심지 녹지가 부족한 옛 마산 주민의 산책, 여가,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하여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시민의 요구사항인 각종 편의시설을 보완해 나가고 지속적인 관리로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명소로 조성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마산합포구 월포동 마산세관 맞은편에서부터 시작한다. 입구에는 항구도시답게 모형 배를 머리에 얹은 분수대가 그린웨이를 찾는 사람들을 먼저 반긴다.

녹슨 철길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나 있고, 그 옆으로 줄지어선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중간 중간에 쉬어가라고 나무벤치들도 놓여 있고, 잠시 지루함을 달래주려는 듯 바닥분수도 물을 토해낸다.

이렇게 임항선 그린웨이는 합포구청을 거쳐 3ㆍ15의거탑, 몽고정, 옛 북마산역, 석전사거리를 지나 석전동 개나리맨션까지 5.5㎞를 잇는다.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합포구 상남동 북마산역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합포구 상남동 북마산역.
 

그린웨이에는 산책로와 휴식공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걷다보면 지역 시인들의 대표 시들도 만날 수 있고, 고개 내민 예쁜 야생화도 볼 수 있어 정서적 풍요로움을 덤으로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옛 북마산역 자리에는 작은 간이역사를 만들어 놓고, 표지석도 세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놓아 옛 추억도 떠올릴 수 있다.

항선은 항구에 닫는 배의 화물을 열차에 싣기 위해 부두까지 연장한 철도 노선으로, 경전선 마산역에서 마산항까지 총연장 8.6㎞에 이른다. ‘마산항 제1부두선(馬山港 第一埠頭線)’으로도 불리어져 왔다.

임항선은 1905년 마산선 삼랑진~마산포 구간이 개통되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마산역이 항만과 인접한 자리에 위치해 있어, 마산선 개통 이후 1923년 마산~군북 구간이 개통되면서 노선이 시내로 깊숙이 들어갔다 나오는 ‘V자 형태’의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 있었다.

1977년 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석전동 일대에 신축된 통합 마산역으로 여객 기능이 이전되면서 경전선 또한 직통 형태의 선형으로 도심 외곽으로 이설됐다. 이후 임항선은 마산항으로 석탄이나 군수물자 등을 운반하는 화물전용 철도노선으로 기능을 하다가 활용도가 낮아 2011년 2월 폐선됐다.

임항선이 화물전용 노선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인근 농촌에서 마산으로 통학하는 학생, 북마산역과 어시장 등으로 물건을 팔고 사러 나오는 상인 등 수많은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이자 소통의 장 역할을 하면서 그들의 추억과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사업은 경전선 삼랑진~마산~진주 간 철도가 직ㆍ복선화됨에 따라 활용도가 없는 폐선구간을 활용해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시작됐다.
임항선그린웨이 마산세관 앞 배모형 분수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세관 앞 배모형 분수.

시범사업으로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마산세관~마산합포구청 1㎞ 구간 조성을 마쳤고, 이어 1차 사업으로 2011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마산합포구청~석전동 3.6㎞에 가도교 설치, 자연석 쌓기, 소나무 식재 등 기반시설 조성을 완료했다.
 
그리고 2차 사업으로 2012년 4월부터 8월까지 마산합포구청~마산가도교(0.74㎞) 구간, 3차 사업으로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철길시장~석전사거리(0.68㎞) 구간, 그리고 4차 사업으로 올해 기존의 조성된 구역과 연결되는 구간으로 몽고정∼북마산역, 석전사거리∼개나리맨션 구간(2.18㎞) 조성을 완료해 전체 그린웨이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88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5.5㎞에 구간별 특색 있는 휴식공간 조성,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단계에는 장애요소가 많았다. 시는 철로부지 소유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부지사용에 대하여 수차례 협의를 거쳐 허가를 이끌어내고 또한 인근주민들의 각종 요구사항과 민원해결 등 4년간 공사를 추진하면서 그동안 많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노력한 결과, 올해 공사를 마무리 했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주었다. 삭막한 도심에 옛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멋진 녹색길이 생김으로써 운동과 산책, 휴식 등을 위해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쓸모없이 버려진 땅이 새 새명을 불어 넣는 공간으로, 기억 속에 잊어졌던 땅이 새로운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임항선그린웨이 마산합포구 중앙동 경동메르빌아파트 옆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합포구 중앙동 경동메르빌 아파트 옆.

지역주민들도 임항선 그린웨이의 준공을 반기고 있다.

이범철(마산합포구 성호동)씨는 “과거 철로 주변에서는 소음, 악취, 쓰레기 불법투기, 불법경작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임항선 그린웨이가 조성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사라지고 주변 환경도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좋아했고, 김현수(마산합포구 중앙동)씨는 “도심 속의 멋진 휴식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임항선 그린웨이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명품 녹색길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도록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임항선 그린웨이 철도부지가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유로 현재 무상사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2011년에 개정된 국유재산관리법에 따라 우리시에 부지 사용료 또는 부지 매입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사용부지에 대한 유상사용 예산확보 등 해결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 밝혔다.

임항선 그린웨이 준공식과 함께 ‘시민건강걷기대회’ 행사가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7일 옛 마산연안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서 열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박완수 창원시장, 이주영·안홍준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도의원,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가해 ‘임항선 그린웨이 준공’을 기념하며 건강도 챙겼다.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 현황도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 현황도.

박완수 창원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임항선이 화물전용 철로로 바뀌기 전에는 마산역에서 마산항까지 시가지 중심을 통과하는 3개의 역전이 있었고, 어시장과 북마산역에는 상인이 북적이고 도시로 통학하는 학생들과 그 당시 많은 시민들이 오고가는 대중 교통수단으로 정겨운 풍경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고, 또 그 이후 화물전용선으로 바뀌어 석탄, 군수물자만 수송하다가 폐선된 철로여서 옛 우리시민의 추억과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장소”라며 추억을 되새겼다.

이날 ‘임항선 그린웨이 준공 기념 시민건강걷기대회’ 행사에 앞서 축하공연, 저나트륨 콩나물 시음회와 건강 홍보관 운영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개회식 후 임항선 그린웨이 구간 조형분수대 앞에서 내빈과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기념 커팅식을 실시했다.

시는 ‘임항선 그린웨이’는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도심지속 푸른 숲길’로 창원시의 자랑이며, ‘시민이 좋아하는 산책’,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되고 있어, 앞으로 창원지역의 명품 숲길로 잘 가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이날 임항선 그린웨이 준공 기념 시민건강걷기대회를 통해 부족한 편의시설을 보완하는 한편, 지속적인 관리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지역의 대표적 명소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시민 건강걷기대회는 마산합포구 월포동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을 출발해 마산합포구청→마산가도교(몽고정)→성호초등학교→북마산역까지 4㎞에 걸쳐 진행됐다.
 
임항선 그린웨이 걷기대회(박완수 시장 인사말)
지난 27일 임항선 그린웨이 준공 기념 시민건강걷기대회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