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으로 적을 꽤뚫어보는 전력의 핵심
매의 눈으로 적을 꽤뚫어보는 전력의 핵심
  • 박성민
  • 승인 2013.08.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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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노스를 움직이는 사람들] 정진식 전력분석원

사진=황선필기자

 
 
 
2001년 월드시리즈 5차전. 애리조나의 김병현은 8회말 양키스의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잠재우고 동양인 최초 월드시리즈 세이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 2아웃, 스캇 브로셔스의 동점홈런과 연장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김병현은 고개를 숙였다.

이 과정에서 양키스는 8회말 직후 전력분석팀이 김병현의 투구를 면밀히 분석해 슬라이더와 직구 중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갈 것을 주문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NC에게도 이 같이 경기의 추를 뒤바꾸는 5명의 전력분석원들이 존재한다. 그 중 이영민 타격상에 빛나는 야구인 출신 정진식(43)전력분석팀 차장을 만나 전력분석원의 세계를 알아봤다.

◇ ‘D-라커’로 무장한 전력분석팀

정진식 전력분석팀 차장은 야구인 출신으로 스카우터로 롯데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10년간 전력분석원으로 생활을 한 그는 9구단 창단과 함께 NC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주로 영상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선수들 뿐 아니라 타 구단 투수들의 구질과 종속과 초속, 등 미세한 차이를 파악하고 분석해 알기 쉽게 선수들과 코치진,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게임 후 승리나 패배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력분석팀 5명은 완벽한 팀웍으로 매일매일 전반적인 기록체크와 영상분석, 전체적인 1,2군 데이터를 관리한다.

“다른 팀들도 전력분석팀이 있지만 우리는 ‘D-라커’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임전에 다같이 모여 브리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타블렛 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경기영상과 분석자료를 공유하고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영상을 통해 선수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은 타 팀과 확실히 차별화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시스템과 개인의 노력을 바탕으로 NC선수들은 새롭게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모창민이나 김종호 같은 선수들은 좋은 선수들인데 SK나 삼성에서 기회가 없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한 두게임 못해도 기회가 있었고 결국 1군 무대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이 선수들은 리그에서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KBO 최고의 선수로는 타자는 최정, 투수로는 윤성환을 뽑았다.

“최정이나 강정호 같은 경우는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 3루수와 유격수를 훌륭히 해내고 있어요. 박병호 선수도 좋은 타자지만 1루수를 보고 있고 앞선 두 선수들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투수는 윤성환을 비롯한 삼성은 전 선수들이 리그 상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력분석은 곧 ‘어드바이스’

정 차장은 이번 신인 1차지명으로 뽑힌 강민국 선수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대학시절에 봤을 때 보다 신체적으로 성장한 것은 확실합니다. 예전 신인선수들은 프로에 와서 바로 뛸 수 있었지만 지금은 1군 엔트리에 등록되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만 하죠. 중요한 것은 그 선수가 얼마나 프로무대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얼마나 할 수 있는냐가 관건입니다”

정 차장은 현재 NC의 전력에 대해 4월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2군을 비롯한 여러 부분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시즌 초에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5월 이후 트레이드나 부상선수 복귀 등으로 안정화가 됐지만 특히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가 1~2명에 불과해 여름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팀들은 현재의 엔트리로 2개 팀을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2군의 선수층이 얇아 부상이 오면 대처할 선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첫 해이기 때문에 불펜 운영이 미숙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항상 선수들에게 말해요. 눈 앞에 1게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너희들은 10~20년 야구를 해야한다고. 지금은 불펜이나 어려운 면이 있지만 미래를 보고 선수단을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30년이 넘는 팀이 있는데 첫 해부터 4강을 넘보고 그러면 좋겠지만 그건 도둑놈 심보가 아니겠어요”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정 차장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에요. 아는 것도 다시 되짚어주는 역할을 우리가 하는 거죠. 감독, 코치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선수 개인에게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전력분석으로 이긴 경기가 있다거나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는 매우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영상을 보여주고 플레이를 익혀 시즌 중 전력분석으로 한 경기를 이길 수 있다면 그 한 경기가 시즌 후반 리그 순위를 결정할 수 있고 개인타이틀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력분석의 정의를 내리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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