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특산물서 탄생한 독특한 맛의 향연
풍부한 특산물서 탄생한 독특한 맛의 향연
  • 허평세/이웅재
  • 승인 2013.08.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의 독특한 먹거리를 찾아서 <경남의 맛 30선>(상)
경남도가 ‘경남의 맛 30선’을 추천했다. 특히 경남은 산과 바다, 넓은 들판 등 지역적 특산물이 많이 생산돼 어느 지역 보다 독특한 음식문화를 발달, 전승해왔다. 이에 본보에서는 경남에서 나오고 있는 음식 30가지에 대한 ‘경남의 맛’을 상·중·하 등 3편에 걸쳐 간략하게 소개한다. /편집자 주


‘경남의 맛 30선’에는 도내 18개 시·군의 30개 음식들이 망라돼 있다. 상편에서는 우선 창원 마산아귀찜을 비롯해 진주의 육회비빔밥·헛제사밥, 통영의 충무김밥·굴 요리, 사천의 붕장어구이·물회 등 4개 지역 7개 대표적 먹거리를 소개한다.

◇창원 마산 아귀찜

바다를 끼고 있어 각종 생선과 해산물이 풍부한 마산. ·그 중에서도 못생긴데다 흐물흐물한 육질 때문에 처음엔 잡는 즉시 버려지던 아귀를 최고의 먹거리로 변신시킨 요리가 창원지역 마산아귀찜이다. 마산 오동동 아귀찜 거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아귀찜은 모두 말린 아귀를 쓰는 게 특징이다. 갓 잡은 아귀를 20일 정도 바다 바람에 말려 햇빛의 구수함과 바다의 짭조름한 맛을 그대로 머금게 하는 작업이 마산 아귀찜의 맛 비결이다. 마른 아귀를 다시 쫄깃하게 만들어 줄 최고의 궁합은 콩나물과 미나리. 신선한 콩나물과 진한 향이 일품인 미나리에 갖은 양념과 된장 해물육수로 맛을 내면 칼칼하면서도 감칠맛나는 매운 아귀찜이 완성된다. 60여 년 전부터 담벼락에 말린 아귀와 토장, 고춧가루, 콩나물로 낸 맛은 화끈해 경상도의 기질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진주 육회비빔밥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탄생 유래를 임진왜란 당시에서 찾는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공격을 받은 진주성. 그곳에서 군사들의 체력 보충을 위해 만들어진, 간편하면서도 영양만점인 음식이 진주 육회비빔밥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육회비빔밥은 고슬고슬 잘 지은 밥 위에,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무쳐낸 각종 제철 나물을 얹고, 싱싱한 쇠고기(육회)를 채로 썰어 올려 놓는 게 특징이다. 육회의 붉은 빛 색깔과 각종 나물의 색깔이 알록달록해 보기에도 화려해 ‘칠보화반(일곱 색깔의 꽃밥)’이다. 입맛에 맞게 고추장을 적당히 넣어주는 것도 육회비빔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진주 헛제사밥

진주 육회비빔밥 외에 진주의 또 다른 명물인 헛제사밥. 선비들의 풍류와 해학이 엿보이는 독특한 진주만의 먹거리다. 헛제사밥 한 상하면 진주에서만의 맛을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혼자 쌀밥을 먹기 부끄러웠던 선비들은 슬쩍 가짜 제사를 지내고 야식을 먹었는데, 그것이 헛제사밥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즉 옛날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유생들이 밤에 공부하다 가짜 제사를 지내고 나눠먹던 음식이다. 시작은 가짜 제사였지만, 상에 오르는 음식은 진짜 제사처럼 정성이 가득 배어있다. 제사 음식의 기본인 마른 문어와 새우 등 각종 해산물과 죽순, 버섯, 두부를 넉넉하게 넣은 탕국을 비롯해 손이 많이 가는 전요리, 제철 생선과 돼지고기까지 쪄내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푸짐하고 넉넉한 한 상, 헛제삿밥이다. 제삿밥의 핵심, 일곱가지 나물 찬부터, 각종 건어물이 듬뿍 들어간 탕국, 돔·조기 같은 찐생선, 육전, 서대전, 연근전 등 다양한 전 요리에 돼지편육, 시루떡, 다양한 과일까지. 여기에, 꼬들하게 말린 전요리와 생선을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후렴전탕까지 나온다.

◇충무김밥

바쁘게 오가는 뱃사람들을 위해 탄생된 통영의 대표음식이 충무김밥이다. 배 시간에 쫓겨, 제대로 차려진 밥상은 꿈도 못꾸던 그 곳에서, 뱃사람들의 한 끼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최고의 밥상 역할을 했다. 맨 김에 하얀 밥을 얹어 한입거리로 돌돌 말고, 짭쪼름하게 간을 맞춘 주꾸미나 오징어, 그리고 어묵을 고춧가루 양념에 버무리고. 마지막으로 숭덩숭덩 무를 삐져내 담근 무김치를 보태면 충무김밥이 완성된다. 간편하면서도 특색 있는 맛이 장점이다. 끼니도 제때 못 챙겨먹고 먼 바다로 나가는 뱃사람들에게 주려고 만들어진 음식인 것이다. 충무김밥은 쉽게 상하지 않으면서도, 한 입에 먹을 수 있고. 다른 반찬도 필요 없는 간편식으로 완벽한 조합을 자랑한다.

◇통영 굴 요리

통영은 풍부한 미네랄과 플랑크톤, 남해의 맑은 조류가 만나는 곳으로, 양질의 굴을 양식하기 좋은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굴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굴 집산지이다. 지역적인 특색으로 통영에서는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통영 굴 요리는 하나하나 전부 맛보기 힘들만큼 가짓수가 아주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익힌 굴도 본연의 고소함과 담백함을 잃지 않는다. 굴은 미네랄 덩어리로, 각종 비타민, 철분 함량이 쇠고기의 두 배 이상인 영양만점 식품이다. 특히 통영 굴은 알이 굵고, 뽀얀 우윳빛 속살에, 탱탱한 육질, 선명한 검은 테두리가 선명하다. 싱싱함을 보증하는 통영 생굴을 비롯해 굴구이와 굴튀김, 굴밥, 굴전 등 요리방법도 다양하다.

◇사천 붕장어구이

죽방렴과 섬, 바다, 그리고 일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일품 관광지 사천시 실안포구. 삼천포이 거센 조류를 이기며 자란 사천 붕장어는 기운이 세차기로 유명하다. 그 기운을 그대로 맛보는 방법이 사천 붕장어구이다. 단단하고 쫄깃한 맛이 별미이다. 흔히 ‘아나고’로 알려져 있다. 깨끗이 손질한 붕장어를 먹기 좋게 자르고, 불판에 올려주면 된다. 소금구이는 담백하게 장어 본연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고, 그 감칠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7~8월이 제철이다. 그래서 여름철 보양식이다. 사시사철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

부드럽게, 바삭하게, 취향대로 구워먹는 붕장어구이. 보약이 따로 필요 없는 스태미너 음식의 상징이다.

◇사천 물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로 선정된 창선·삼천포대교를 비롯해 노을의 아름다움에 눈이 먼다는 실안낙조. 수려한 풍광과 맑은 바다물을 자랑하는 남일대해수욕장 등 사천은 바다가 주는 특혜를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바다의 풍광과 함께 사천 여름철 대표 별미인 사천 물회도 유명하다. 사천 물회는 신선한 생선회와 각종 야채, 매콤한 고추장과 시원한 얼음이 어우러진 여름철 특미다. 사천 물회의 감칠맛과 개운함은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그날 그날 올라오는 싱싱한 횟감을 썰어, 오이, 상추, 당근 등 야채와 푸짐한 해삼물에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을 넣고, 얼음을 갈아 넣은 사천 물회를 한입 떠 먹으면 목에서부터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