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눈높이
취업 눈높이
  • 경남일보
  • 승인 201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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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도 눈높이만 낮추면 일자리는 늘려 있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편하고 쉽게 돈을 버는 일만 찾는다는 세태 비판과도 무관하지 않다. 취업 눈높이의 문제는 달리 말하면 가고 싶은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가 어긋나는 현상인 취업 미스매치인데 여기에는 정책·제도·심리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다.

먼저 학력과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있다. 한국직업표준분류에 따르면 전문가는 4년제 대졸 이상(4직능), 기술공 및 준전문가는 전문대학 이상(3직능)의 학력이 필요하지만 다수의 직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무, 서비스, 판매, 농업, 임업, 어업 종사자, 기능원 및 관련기능 종사자,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 등은 중등교육(2직능), 단순노무 종사자는 초등교육(1직능)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대학 진학률이 90%에 육박하는 교육현실에서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일자리를 찾게 될 수밖에 없게 되고 그 결과 열악한 조건으로 취업하는 당사자는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대학 진학률을 산업구조와 조화를 이루도록 대학구조조정을 통해 대졸자의 비율을 낮춰 학력과 일자리가 대응을 이루는 대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인사처우와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있다. 조건이 좋은 대기업, 공무원, 공사 등의 정규직(1차 노동시장)의 일자리는 소수에 불과하므로 취업예정자 대다수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의 비정규직(2차 노동시장)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2차 노동시장의 고용비율이 90% 정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1차 노동시장에 취업하지 못하면 패배자라는 인식을 느끼게 만든다. 따라서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세금이나 창업지원 등에서 정책적 우대를 하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원인의 미스매치로서 우월감 환상(illusory superiority)이 있다. 우월감 환상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특별하다고 믿고 과대평가해 그 결과 자신이 대단히 똑똑하고 매력적이며 걸출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우월감 환상을 깨기 위해 기업들은 인재를 뽑기 위해 과장된 광고를 할 것이 아니라 기업실상을 정확히 공개하는 현실적 직무소개가 필요하고, 구직자들도 자신의 능력을 상상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실습이나 직장경험을 통해 현실적 위치를 정확히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취업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취업 현실을 자세히 알려주고 지도하는 학교의 취업교육, 직업에 대한 가치관 교육, 눈높이에 맞는 취업구조 조성, 인사처우의 격차 해소, 현실적 취업 경험 등이 결합될 때 비로소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찬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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