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백열등과 고효율 조명등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백열등과 고효율 조명등
  • 경남일보
  • 승인 201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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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록 (에너지관리공단 경남지역본부장)

필자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집에 전기가 들어왔던 것 같다. 그 당시에 방안에는 등잔불을 켜고, 바깥에는 호롱불을 켜서 온가족이 꼭 필요할 때만 잠시 켜고는 귀한 석유를 아껴야 하기에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금방 끄고는 초저녁의 어둠 속에서 잠도 오지 않는데 눈만 깜박깜박했던 추억이 생각난다.

칠흑 같은 어둠에 더 익숙했던 그 시절, 5촉(와트)짜리 백열등에 불이 들어오던 날, 그야말로 광명천지로 개벽이 된 것처럼 그때의 느낌과 감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내년부터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었던 백열등이 이제는 아련했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백열등은 1879년 에디슨과 조셉 윌슨 스완이 발명하여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전기에너지의 95%를 열로 낭비하고 단지 5%만을 빛으로 전환하는 저효율 조명기기이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국제사회의 점진적인 퇴출 권고에 따라 각 나라마다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백열등의 생산과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전기가 처음 들어왔을 때와 달리 요즘은 우리 주위에서 백열등을 쉽게 볼 수가 없다. 가끔 화장실이나 창고, 지하실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뿐 거의 대부분은 백열등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고 수명이 훨씬 긴 형광등에게 그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형광등도 기술발전을 거듭하여 초기의 직관형 40W 형광램프보다 밝기는 같으면서 에너지 절약효과가 20% 더 높은 32W 형광램프로 거의가 교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나 효율의 기술적 한계와 수은 함유 등 환경적인 문제로 더 이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를 이용하여 백열등 대비 약 80% 이상의 절감효과가 있는 LED(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가 출현함으로써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다. 총천연색 빛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어 조명등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의료용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여 세계 각국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LED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LED조명 비중을 30%까지 보급할 계획이며, 국내의 LED조명 기술개발 수준에 발맞추어 점진적으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신호등은 이미 보급이 완료단계이며 유도등, 할로겐 및 일반조명을 대체하는 LED조명등은 현재 보급 중에 있다.

사실 LED등의 완전한 대중보급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조만간 형광등에 바로 끼우면 되는 ‘직관형LED램프(호환형)’가 금년 말께 상용화되면 형광등도 이젠 백열등의 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원전의 중단과 냉방전력 수요증가로 전력 공급량 부족이 예상되어 정부에서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연일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려 있다.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온 국민이 다 같이 절전에 동참하여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경남도와 에너지관리공단은 ‘피크탈출 25시!’란 절전 캠페인을 지역 매스컴이나 시민단체 등과 연계하여 전개하고 있다. 이는 전력 피크시간인 오후 2시~5시 사이에는 다림질, 세탁기 및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한편 창가의 전등이나 시청하지 않는 TV 및 셋톱박스 전원 등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기를 차단하여 피크시간대에 전력 부하를 줄이자는 취지이다.

우리 모두가 피크시간에 작은 절전을 실천하면 우리는 ‘걸어 다니는 발전소’가 될 수 있다. 우리 주위에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전기는 없는지 살펴보면서 가정이나 산업체 등에 아직도 남아 있는 백열등 있다면 이번에 LED램프로 바로 교체하는 것도 전력위기 극복의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김명록 (에너지관리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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