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정신과 지성의 길
합리적 정신과 지성의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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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강인한 생명력과 왕성한 원기를 가졌다면 자신에게 내일의 가능성을 약속하는 귀중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왕성한 생명력은 일차적으로 넘치는 의욕과 뜨거운 정열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것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방향타의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지니고 있는 지성(知性)내지 이성(理性)이 아닐까 한다. 지성이란 본래 인간이 삶의 과정에서 봉착하는 어려운 문제들의 시련과 대결하는 가운데 획득한 귀중한 역량이라 생각된다.

살다보면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인간은 본능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욕구의 체계와 사회적 관계가 복잡한 까닭에 인간이 빚어낸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진화의 과정에서 스스로 체득한 것이 다름 아닌 지성이요 합리적 정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가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높은 지성의 발휘가 요청 되므로, 그 어떤 문제들을 흥분된 감정의 힘만으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흥분은 오히려 욕심을 부채질하고 판단을 흐리게 할 뿐이다.

지성의 뼈대인 합리성의 정신은 곧 공정심(公正心)의 정신이 아닐까 한다. 합리적 정신이 인간적 갈등과 관련하여 발휘될 때 그것이 바로 공정심이며, 또한 공정심은 나의 이익을 위해서 남의 권익을 침해하는 길을 택해서는 아니 된다. 나와 남의 권익을 차별 없이 존중하는 정신으로 바르게 살아간다면 이해의 대립에서 오는 갈등의 매듭은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합리적 정신은 큰 것을 살리기 위하여 작은 것을 버릴 때 결국 나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는 근시안적 사고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넓게 바라보고 멀리 내다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합리성의 고단자이라면 높은 곳에 올라서서 전체를 바라보듯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먼 장래를 훌륭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시점에서 요구되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궁리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으며 상대편의 말에도 깊이 귀를 기울이면서 독단과 비리도 배척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높은 지성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며 남의 주장의 옳은 점을 받아들임에 인색해서는 아니 된다. 순리(順理)를 사랑하되 사리에 맞지 않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기를 거부하고 지나친 욕심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모든 잘못의 근원은 지나친 욕심에 있는 것. 개인 또는 서로 이익에 초연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성현이나 군자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인간성의 현실을 모르는 공상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인 까닭에 자신에 대한 애착을 버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러나 인간의 지성은 나에 대한 지나친 애착을 부정 할 때 진실로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옳지 못한 것을 거부해야 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우리의 의식적 사고가 맡아야 하지만, 논리적이고 정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신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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