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미래를 만들자
희망찬 미래를 만들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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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소장)
여름방학을 맞은 학교 운동장은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기운이 없다. 떠들썩하던 운동장에는 저녁이면 운동을 하기 위해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 걷기운동을 한다. 필자도 가끔은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저녁 운동을 하곤 한다. 텅 빈 운동장을 걸으니 지난 학생시절의 추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난다.

필자의 학창시절인 60년대 어느 산골짜기 작은 초등학교의 추운 겨울에는 난방을 위해 학교에 나무를 가져와 교실을 따뜻하게 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약 3km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저학년 시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강가 버들강아지며 찔레로 배고픔을 달래야 했다. 집에 도착하면 가장 반가운 건 선반 끝자락에 매달린 보리밥통(옛날 밥을 할 때 쌀을 아끼기 위해 보리밥을 쌀 밑에 깔음)이다. 한참을 보리밥통과 씨름한 후에야 제정신이 든다.

고학년이 되자 도시락을 가져와 급우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고 그 당시 우리 담임선생님은 자주 냄비에 물을 끓여서 라면을 드셨다. 지금 같으면 흔해 빠진 라면이지만 그 당시 산골에 사는 우리들은 듣도 보도 못한 것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후루룩후루룩 소리를 내시며 드시는 그 라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담임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을 오시는 날이면 부끄러워서 숨기에 바빴고 어머니께서는 씨암탉을 잡아서 저녁준비를 하시곤 했다. 이럴 때면 꼭 부모님은 필자를 찾아서 선생님 앞에다 앉혔다. 쑥스러웠지만 그러고 나면 선생님과 괜스레 가깝고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 당시는 형편이 어렵고 못살았으니까 학생들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파악하는 게 가정방문의 목적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 가정방문도 없어진지 오래다. 올 봄 경남의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을 구타했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교장선생님 앞에서 선생님을 무릎 꿇리고 그 학생에게 사과를 하게 한 사건은 지금 우리 교육현장의 바로미터다.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다. 최근 선생님들의 명예퇴직 신청자가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며 존경을 표현한 말들이 무색하지 않은가. 교육은 백년대계이자 우리 학생들은 이 나라를 이끌 미래의 주인공들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하는 행동들이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답습한다고 한다. 미래의 주인공을 위대하게 만드는 역할도 우리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 학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올바른 행동을 보여줄 때만이 우리의 미래는 밝고 희망이 가득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 시기에 우리 모두 존중과 배려를 먼저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희망을 품어 본다.
 
김종식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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