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8월
잔인한 8월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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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1970년 12월 어느날 빌리 블란트 독일 수상은 폴란드를 방문했다. 그는 2차대전 희생자 추모공원을 찾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900여명의 취재기자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나치의 잘못을 눈물로 사죄했다. 전 세계 언론들은 빌리 블란트의 눈물 어린 ‘독일의 사죄’를 전 세계에 감동 있게 타전했다.

▶이후 독일의 나치에 의한 전쟁을 반성하는 행적은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베를린에 있는 국회의사당 맞은편에는 유태인 추모공원이 들어서 있고 과거의 수용소는 추모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유대인박물관이 들어서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전쟁배상에 쏟아붓고 있다.

▶독일의 반성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독일 국회는 ‘나치전범은 시효가 없다’고 했다. 지금도 전범에 대한 추적은 계속되고 있다. 종전 이래 9만여명이 재판에 회부돼 7000여건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빌리 블란트 총리 이래 지금의 메르켈 총리도 이 같은 입장은 변함없다. 우리의 이웃 일본과는 너무나 다르다.

▶최근 미국의 WSJ 인터넷판에는 재미있는 광고가 실렸다. 사죄하는 독일의 총리와 망말하는 일본의 총리를 비롯한 정치가들의 사진을 게재하고 ‘역사와 함께 평화를 이루자’는 제목을 달았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사비를 들여 게재한 광고였다. 종전기념일을 앞두고 일본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분주하다. 중국의 한 기업가는 NYT에 이를 반대하는 광고를 실었다. 한국과 중국은 매년 이맘때만 되면 일본으로 인해 속끓는 분노가 치솟는다. 잔인한 8월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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