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보지 않고 못배길 '경남의 진맛'
찾아가보지 않고 못배길 '경남의 진맛'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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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독특한 먹거리를 찾아서 <경남의 맛 30선>(하)
경남은 맑은 바다와 수려한 산, 청정수를 자랑하는 강과 계곡 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다른 지방과 다른 독특한 먹거리문화를 만들었다.

◇창녕 송이백숙

창녕 화왕산은 소나무와 바위가 많아 야생 송이버섯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그래서 창녕은 송이백숙이 유명하다. 창녕 송이백숙에는 이름 그대로 닭과 송이 말고는 일반 삼계탕 재료는 거의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향이 강한 다른 재료들이 송이의 향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먼저 닭을 한참을 끓이다, 마지막에 송이를 넣는 것이 포인트. 은은한 송이향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남해 죽방렴 멸치회

남해 죽방렴 멸치회는 보물섬 남해에서 맛보는 별미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잡은 멸치를 사용해 회를 하기 때문이다. 죽방렴은 물길이 좁고 물살이 빠른 곳에 설치된다. 그래서 죽방멸치는 육질이 탱탱하고 쫄깃하다. 그물로 잡지 않아 상처가 없어 그 가격이 일반 멸치의 10배에 달한다. 그날 잡은 싱싱한 죽방멸치를 얇게 회 뜨고, 막걸리에 버무리고, 양파, 미나리, 초고추장까지 섞으면 완성된다.

◇남해 갈치회

갈치 요리 중에 갈치회를 먹어봤다는 사람은 흔치않다. 바로 잡은 싱싱한 갈치가 아니면 회로 먹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해식 갈치회는 유독 깔끔하고 시원한 뒷맛을 남긴다. 그 비결은 막걸리식초에 있다. 갈치의 비린내를 잡아 주고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해준다. 산갈치를 횟감으로 꼼꼼하게 썰고, 각종 야채 곱게 썰어 넣어 초장에 버무려내면 된다. 일반 생선회와 씹히는 맛이 다르고, 그 구수함도 남다르다.

◇하동 참게탕

재첩과 함께 섬진강이 주는 또 다른 별미인 참게탕. 깨끗한 물에서만 자라는 민물게로, 크기는 작아도 그 고소함과 깊은 맛은 일품이다. 신선한 토종 참게를 선별한 후 깨끗하게 씻은 뒤 된장과 간장 등 전통 양념을 넣어 껍질부터 속살까지 양념이 배도록 푹 끓이고, 마무리로 각종 야채를 더해주면 참게탕이 완성된다. 섬진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참게는 바다 게에 비해 껍질이 단단하고, 특히 매운탕을 끓였을 때 그 독특한 향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산청 한방오리백숙

산마을 특유의 독한 술이 많았던 산청. 독한 술에는 기름진 안주가 필요했고, 이럴 때 산청에서는 수십 가지 약재를 함께 넣고 정성을 다해 요리를 만든 것이 바로 산청 한방오리백숙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호박, 호두, 대추, 녹용, 인삼등 각종 한약재들을 서른 가지 이상 넣고 우려낸 물에 오리를 넣고 검은깨, 약쌀 등을 첨가하면 완성된다. 한방오리백숙은 전체적으로 거무스름한 색깔을 띤다. 오리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성인병 예방에 특히 좋다. 산청 한방오리백숙은 오리와 궁합이 잘 맞는 좋은 약재를 넣어서 더욱 몸에 좋은 음식이다.

◇산청 어탕국수

지리산 청정골 아래, 맑은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산청 경호강은 민물고기의 보고이다. 미꾸라지부터 붕어, 메기, 쏘가리까지. 경호강 맑은 물에서 그날그날 잡아 올린 민물고기는 어탕국수 재료가 된다. 싱싱한 민물생선들을 곰국 끓이듯 푹 삶고, 남은 뼈는 걸러준다. 뽀얀 생선국물에, 얼큰한 맛 더해주고 비린내 잡아주는 매운 양념을 더하고, 각종 야채에 국수를 넣으면 완성된다. 어탕은 싱싱한 민물고기를 쓰는 게 맛의 생명이다.

◇함양 연잎밥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함양 상림에는 세계 각국의 연꽃과 총 2만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함양군에는 연꽃과 연잎 등 연을 이용한 독특한 밥상이 유명하다. 연잎을 활용한 연잎밥, 연잎전, 연근오리훈제, 연근을 이용한 각종 밑반찬까지. 연잎으로 잘 감싸여진 연잎밥에는 흑미와 찹쌀, 은행, 땅콩, 대추 등 열 두 가지 잡곡이 들어 있다. 연잎밥에 곁들이는 반찬 역시, 모두 연에서 나온 재료들이다. 연근 오리훈제, 연근 도토리묵 다양한 음식들이 연잎 밥상을 완성한다. 연 음식은 장수음식으로 꼽힌다.

◇함양 흑돼지구이

함양 마천면에는 지리산이 품은 색다른 맛, 흑돼지구이가 있다. 일반 돼지에 비해 고기가 부드럽고 연하며 씹는 맛이 고소한 지리산 토종 흑돼지로 유명하다. 특히 껍질이 맞붙은 부위는 고소함에 쫄깃함까지 더해져 흑돼지의 진미라 할 수 있다. 붉은 살코기와 하얀 지방이 촘촘히 들어찬 육질 또한 일품이다.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야채들도 지리산의 기운을 먹고 자라 어느 하나 부족한 맛이 없다.

◇거창 원동갈비찜

거창의 대표 별미다. 몸집이 크고 살이 탄탄하기로 이름난 거창 한우를 쓰는 만큼, 넉넉한 양은 물론 감칠맛을 자랑한다. 태양초 고춧가루와 싱싱한 배를 갈아 넣는다. 직접 재배한 고추와 배다. 이것이 원동갈비찜의 매콤함과 달콤함을 살려주는 비결이다. 갈비찜으로 30여 년 간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음식이다. 갈비찜과 함께 갈비탕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다. 매콤하고 달콤하면서도 부더러운 육질이 특징이다.

◇합천 산채한정식

가야산 일대에서 채취한 더덕과 각종 산나물로만 채워지는 산채한정식은 인공조미료를 거부하고, 마늘이나 파 등 자극성이 강한 양념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음식 맛은 담백하면서도 은은하고,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다. 산채한정식은 25가지 반찬을, 제철에 나는 산나물이나 야채위주로 내고 있어 아주 싱싱하고 맛깔스럽다.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보약이나 마찬가지다. 30여 가지 음식들이 한 상에 올라 한 번 씩만 맛보고 평가하는데도 한참이 걸리는 행복한 밥상이다. 깔끔하고 향긋한 맛이 먹는 순간 건강해질 것 같은 자연의 맛이기도 하다.

여명식·차정호·정규균·원경복·이용우·정철윤·김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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