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번개와 프랙탈
194. 번개와 프랙탈
  • 경남일보
  • 승인 201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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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의 수학 이야기>
폭염과 열대야 현상으로 전국이 전기수급에 비상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체, 학교 등 곳곳이 대책마련으로 고심 중이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고 스위치 하나라도 끄는 습관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장마가 끝나면 태풍과 홍수가 닥칠 것이다. 해마다 태풍과 홍수피해로 목숨과 재산피해를 입지만 올해는 피해를 최대한 줄이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기에는 번개와 천둥이 동반된다. 흔히 번개가 많이 치는 해는 풍년이 든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다. 천둥, 번개의 방전 에너지로 공기 중의 산소와 질소가 화합하여 일산화탄소로 변화고 이것이 물과 산소와 결합해 초산이 된다고 한다. 초산이 땅 속의 영양분이 되기 때문에 천둥, 번개와 풍년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천둥, 번개의 정체는 전기다. 전기는 공중에서 최단거리로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왜 지그재그로 갈까? 예부터 신비와 공포의 대상이었던 번개는 번쩍이면서 공중을 가르며 땅으로 떨어진다. 독일의 발터는 회전하는 카메라로 번개를 촬영하였는데 번개는 한 번에 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반복해서 계단을 이루듯이 방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기는 원래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높은 전압이 가해지면 분자가 전기를 띠고 이온으로 변한다. 그곳을 번개가 지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온은 공기 속에 균등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즉 공중에서의 번개의 전파는 습도, 기압, 온도, 이온화의 경향 등 여러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 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일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진행한다.

결국 번개는 공기 속에서 전기가 통하기 쉬운 곳을 찾아서 최단거리 즉 일직선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지그재그 코스로 진행하며 가지치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모습은 불규칙하지만 번개 모습의 전체와 부분인 가지의 모습이 비슷한 프랙탈 구조를 가진다.

프랙탈(fractal)은 현대 수학의 이론으로 자기 닮음의 성질을 지닌 도형이다. 아무리 규모를 확대하거나 작게 하여도 여전히 같은 형태를 지닌다. 대부분의 나무의 구조와 나무가 모여 사는 숲, 좁은 공간 안에 많은 뇌세포를 배치하기 위하여 넓은 표면을 갖기 위한 뇌의 주름 등 어느 한 부분이 상처를 받아 파괴되어도 전체적인 기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한 인체의 중요한 부분, 즉 폐, 모세혈관, 동맥, 정맥 등이 모두 프랙탈 구조를 하고 있다.

사람의 폐의 기능은 가슴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되도록 산소를 많이 흡수할 수 있어야 하므로 폐의 표면이 되도록 많이 공기와 접하도록 하기 위해 기관지가 사방으로 뻗는 프랙탈 구조를 갖는다. 폐 안에 분포되어 있는 모세혈관과 동맥, 정맥도 역시 같은 구조이다. 어느 한 부분이 상처를 받아 파괴되어도 전체적인 기능을 바로 상실하지 않는다. 만약 인간의 폐가 프랙탈 구조가 아니고 양서류와 같이 밋밋한 구조를 지닌다면 어느 한 군데에 결핵균이 침입해 구멍을 낸다면 당장 호흡 곤란이 일어나 질식하고 말 것이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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