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우선, 재미있고 즐거운 학교”
“학생 우선, 재미있고 즐거운 학교”
  • 경남일보
  • 승인 201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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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진주외국어고등학교장, 신지식인)
흔히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들 말하면서 주인 대우를 잘 해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주인은 주인의 대우를 해줘야 주인 행세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 경영의 첫 번째는 학생 우선이다. 모든 행정, 시설, 서비스는 학생 교실부터 시작한다. 한 예로 냉난방시설도 각 교실은 13년 전부터 냉난방시설을 설치했으나 교장실은 올 봄에 겨우 설치해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학교는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 학교가 재미있고 즐거워야 학생이 학교에 오고 싶어하고 지각, 결석, 왕따도 없고 학교폭력도 사라진다.

수업도 재미있고 즐거워야 학력도 향상된다. 그래서 교장실을 ‘작은 도서실’로 꾸며 학생들을 위해 개방했다. 4000여 권의 장서를 비치해 놓고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교장실 소파에서 책을 읽어도 되고 그렇지 않으면 도서대출대장에 기록해 놓고 빌려 가기도 한다. 도서대출은 학생 양심으로 운영된다. 학교장은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이것도 일종의 양심교육이다.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본인이 날짜에 반납한다. 학생들도 활기가 넘치고 학부모도 너무 좋아하고 ‘이런 교장실도 있나’ 하며 깜짝 놀란다.

처음 방문하는 학부모는 교장실이 아닌 줄 알고 나가 버릴 때도 있다. 본교 교장실의 표지판은 2개다. 하나는 ‘교장실’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도서실’ 이다. 대체적으로 ‘교장실’ 하면 무언가 고압적이고 관료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기를 꺼린다. 그래서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학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이제 교장실 문턱을 낮추고 문을 열어야 한다. 교장실부터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1주일이고 2주일이고 닫혀져 있는 교장실, 한집에 살면서 교장선생님 얼굴도 한번 보지도 못하고 1주일 2주일이 흘러간다. 교장선생님 얼굴을 한번 볼 수 있다는 것도 학생들에게 조그마한 서비스라 생각한다.

학생은 학교의 최대 고객이다. 현대 마케팅은 고객을 감동시키고, 만족시키고, 고객을 졸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재미있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전국 중·고교생 22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니 학생들이 수업을 잘 듣지 않는 이유 중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한 학생이 54.4%를 차지했다. 작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세종특별자치시 제외) 산하 초·중·고 학생 약 6만여 명이 중도탈락했으며 경남은 약 3000여명의 학생이 중도탈락했다. 경남교육청을 제외한 15개 교육청은 중도탈락 학생이 증가했지만 경남교육청은 약 20% 감소했다.

무슨 일이든지 재미있고 즐거워야 능률을 배가시킬 수 있다. 청소년들이 밤을 새워가며 스마트폰을 가지고 즐기는 이유는 뭘까.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이제 학교도 재미있고 즐거운 문화를 만들어야 학교에서 설정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
 
고영실 (진주외국어고등학교장, 신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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