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화학무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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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병원 신경외과 과장)
처서의 본래 뜻이 더위가 물러난다는 것으로 예전부터 처서가 지나면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고 할 정도로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섰다.

이번 여름은 무난히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려 밤에 잠자리가 불편한 열대야가 처서가 지나고 나니 무더위는 한풀 꺾여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절기는 속일 수 없는가 보다.

요즘 주말이면 가족들이 모여 조상님들의 산소를 찾아가 벌초를 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올 한 해 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가족들의 안부도 서로 묻는 자리가 마련되는 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상이다.

그런데 지구 저편 시리아에서는 내전 중 화학무기의 등장으로 국제사회에 새로운 소용돌이가 불고 있다. 화학무기란 유독성 화학작용제 또는 그것을 충전한 무기들로써 사람은 물론 동물과 초목을 말려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무기이다. 시리아의 내전은 41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아사드 정권 퇴진운동으로 2011년에 시위중 약 100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시작되었다. 2001년 8월 시리아 수도 다마쿠스 인근 지역에서 무차별 화학무기 공격으로 약 140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리아는 1990년 걸프전 때에도 스커드미사일용 화학무기를 수출하기도 하였고 이라크 트루크족 난민촌에 사린가스 살포실험을 하면서 약 6만5000명의 부상자와 5000명의 희생자를 발생시켰던 적이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대테러 경계지역으로 견제되어 오던 곳이다.

화학무기는 제1차 세계대전부터 사용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보다 강력한 가스의 연구가 각국에서 실시되었다. 화학무기는 핵무기와 더불어 대량살상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어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무기이다. 화학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네바 조약이 1925년 체결되어 아직도 유효하지만 국지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사용된 가스가 사린(sarin)으로 1995년 3월 발생한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살포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유기인계 신경가스다. 무색·무취의 휘발성으로 독성이 강하여 청산가리의 500배나 높아서 1.2kg이면 반경 33m 지역이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차 대전 중 나치가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개발된 치명적인 가스로 수분내에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것이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자기 국민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였다면 내전의 양상에서 국제사회의 개입에 대한 계기를 제공하게 되어 이제는 더 이상 정권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고, 국제사회도 이에 대한 제제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화학무기의 사용이 묵인되어 만연하게 된다면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는 대재앙이 될 것이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지만 시리아에 사용된 사린가스가 북한에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쉽게 사용하기는 힘들겠지만 사용하는 순간 국제사회로부터 응징을 당할 수밖에 없다.

화학무기는 핵폭탄과 함께 공격대상이 군인을 포함한 민간인이라는 점과 수백㎞까지 확산되어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는 무서운 무기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데 이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인류는 생존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이전에는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빙하기와 같은 인류의 종말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인간에 의한 인류의 종말은 막아야 한다.

대보름 추석이 가까웠는데 시리아 사태로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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