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강덕수 회장 "유임이냐 퇴진이냐"
STX 강덕수 회장 "유임이냐 퇴진이냐"
  • 이은수
  • 승인 201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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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상의 재신임 건의…채권단, 경영진 교체 방침
STX그룹 강덕수 회장이 은퇴 기로에 섰다.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미 후임자까지 내정해 강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상공계는 중앙의 지나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간의 공과를 봐서 재신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상공회의소는 5일 STX조선해양과 STX그룹 관계사들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강덕수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회장을 재신임해 줄 것을 청와대와 금융감독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건의했다.

창원상의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한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키로 추진하는 것은 채권단 자금관리와 기존 경영진의 영업·생산 등 전문성을 살려 기업을 회생시키는 자율협약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창원상의는 대표이사 신규 선임을 통한 기존 경영진 교체는 종업원, 협력사, 노조, 지역사회 등 이해당사자들 간 이질적인 기업문화 등으로 경영 정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협약 체결 후 STX조선해양은 조업률 80% 달성, 임·단협 조기타결, 선박 수주 등 빠른 속도로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창원상의는 또 STX그룹 조선사업은 부품, 엔진, 선박건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 시스템으로 STX조선해양 내부 조직과 관계사를 총괄 지휘할 수 있는 역량과 지도력을 가진 강 회장의 재신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창원상의는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결자해지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강한 강 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반해 STX조선해양과 자율협약을 한 채권단(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최근 강 회장에게 경영부실의 책임을 물어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신상호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사임도 요구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STX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산은이 최대 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의 박동혁(56) 부사장을 추천키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함께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경영) 체제에 들어간 STX중공업과 STX엔진 경영진도 조만간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강 회장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강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7년 뒤 쌍용중공업 전무까지 월급쟁이 생활을 했다. 그는 위기는 기회라며 외환위기 여파로 퇴출기업에 몰린 쌍용중공업을 사들여 사명을 STX조선으로 바꾸고 승승장구하며 샐러리맨 신화의 정점에 섰다. 특히 M&A귀재로 통하며 범양상선 등 굵직한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STX엔파코, STX건설, STX다롄 등도 창업했다. 그룹 매출은 2001년 2605억원에 불과하던 것을 2011년 29조원을 돌파하며 10년사이 110배나 커졌다. 재계순위는 13위(공기업 제외). 하지만 전세계를 강타한 해운·조선 불황으로 과감한 베팅을 한 아커즈야즈 인수, STX다롄 설립 등이 좌초위기를 맞았다. 결국 그룹이 유동성위기에 몰리면서 ‘강덕수 신화’도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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