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보리타작에 온동네가 흥겨운 '나눔문화'
부잣집 보리타작에 온동네가 흥겨운 '나눔문화'
  • 박수상
  • 승인 201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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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통예술축제 참가작품] <17>의령 보리타작소리
 
 
의령보리타작소리는 이 일대 여러 곳의 마을에서 자생한 소리는 아니다. 즉 정곡의 이 부자집이라는 특정한 집에 보리타작하는 날을 맞춰 주변 마을의 일꾼들과 농업인들이 모여 보리타작소리를 하는 것이다.

대대로 큰 부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하나의 민속놀이로 발전한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은 부잣집 일을 돕고 이를 통해 약간의 수확물을 집으로 가져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농악대들이 일하는 사람들의 흥을 돋우고 자신들도 선소리 후렴소리로 함께하며 힘든 노동을 소리로 승화시켜 이겨 낸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주



▲유래와 전승

타작소리 의령농악대는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우리의 맥이다.

의령 정곡 마을 즉 이 부자양반집들에서 시행하는 타작놀이다.

전통적으로 이 집이 워낙 부자였기에 마을 장정들이 품팔이 및 품앗이로 보리타작을 나가면서 동네 풍물패도 함께 이동해 흥을 돋우고 어울리는 놀이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 사람들과 농업인들은 농사일의 흥을 돋우고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풍물패가 풍악을 울리고 보리타작하는 사람들은 이의 가락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또한 아낙네들은 타작한 보리를 절구통에 넣고 절구대로 보리를 찧는다.

한바탕 놀이와 노동이 끝나면 아낙네들은 중참을 갖고와 농업인들과 어울려 막걸리와 맛난 음식으로 목을 축인다.

이럴 때 부자집 양반은 “오늘 우리 타작을 하다보니 만석이라 ~”하고 함께한 농업인들에게는 집에 돌아갈 때 품싹으로 보리 한 말, 돼지 한 건씩 나눠줬다. 궁극적으로 부자집이나 가난한 농업인이나 모두 함께 행복을 기원하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노동을 하면서 가락에 맞춰 소리를 낸다는 것이 어쩌면 노동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일인지도 모른다. 집중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단순노동이지만 고된 노동에 대해 오히려 흥으로 승화하는 세련미를 보여준 것이다.



▲작품내용

옛날 보리타작을 하면서 무덥고 힘든 것을 잠시 쉬는 동안 농악으로 풀고 흥겨움을 주는 놀이를 재현한 것이다.

의령군 정곡 들녘에는 이 부자가 살고 있었다. 이 부자 댁에 보리타작을 하는 날이 정해지면 정곡들에는 여러 동네에 상 일꾼들이 다 모였다.

모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타작꾼은 타작 할 준비를 마무리 한다. 상머슴, 중머슴, 꼴때미 머슴 등등. 덕석을 펴고, 덕석 위에 타작한 보리를 깔아둔다.

△타작마당 들녘에 모인 농업인 아낙네와 장골들은 도리깨를 집어든다.

△상일꾼, 타작노래에 맞추어 타작을 시작한다.

△타작 장단은 풍악대가 돕는다.

△타작한 보리는 옆 절구통에 부어준다.

△아낙네가 보리를 부어주면 도굿대로 방아를 찧는다.

△타작이 중반쯤 갈 때 아낙네가 술독을 이고 나온다. 같이 아낙네가 술안주와 국수, 감자, 물 등 여러 음식이 새참으로 나온다.

찧은 보리는 한해의 첫 수확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조상님께 먼저 밥을 지어 올리고 이후에 가마솥에 많은 밥을 해서 타작꾼과 동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밥을 나눠먹는다.

▲보리타작소리

△들어가는 소리

“여보소 농부들∼”(선소리꾼), “예~ ”(참석자 모두 함성)

“우리가 오늘 이 부자집 타작하러 왔소이다”.(선소리꾼)

“빨리 타작을 끝내고 배부르게 음식도 좀 얻어먹고 팔도 농악대 구경도 해야 하니 빨리 서둘러 타작을 끝내 봅시다”(선소리꾼)

“예~” (참석자 모두 함성)

이때 선소리꾼이 타작소리 재담을 시작한다.(노래는 느린자진모리)

“여보게 농부들∼ “예∼”

“오늘 우리가 의령 정곡뜰에 이 부자집 보리타작하로 왔는디”(선소리꾼) “예∼”(상일꾼)

“또한 정곡마을 대단한 농악꾼이 우리 타작하는데 흥을 돕기 위해 왔고”(선소리꾼).얼씨구.(다함께 합창)

“날씨도 좋고, 우리 오늘 돈내기를 마무리 하고, 농악대 구경도 해야 하니, 어둡기 전에 한바탕 두들겨 보세”(선소리꾼)“예~”(다함께 합창)

△본소리

/그럼 도리깨를 들어보세/응혜야, 어라하야/보리알이 영그럭구나/응혜야/어라하야/통실통실 영그럭구나/응혜야 어라하야/

/북데기까지 두둘계보세/응혜야 어라하야/이집직고 삼년만에/응혜야 어라하야/이부자가 되역구나/응혜야 어라하야/이집꼴때미, 빼가굴거/응혜야 어라하야/일년이열두달 삼백육십/응혜야 어라하야/새긍모아 장가가네/응혜야 어라하야/빨리 빨리 타작하여/응혜야 어라하야/품싹받아 집에 가서/응혜야 어라하야/부모님께 효도하고/응혜야 어라하야/자식새끼 먹이보세/응혜야 어라하야/응혜야, 어라하야

(자담 및 자진모리 생략)


◇의령 보리타작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풍물단기획단장(총감독): 이금조 △선소리 : 황종환 △뒷소리 : 이숙희 유말순 손지은 최명숙 김혜옥 이경희 하현정 신윤희 주옥선 김정아 최병미 정연옥 강득술 이계순 이재성 김순배 박주희 노나리 이미희 김은정 최진정 송광민 전종권 김동일 최진수 서덕화 김혜선 김정숙 백승순 최영순 장옥애 김상명 이병일 윤성기 김선자 서영옥 하인순 신순희 정은숙 장영순 김정희 김영숙 이숙진 김영미 박점순 김갑연 장정혜 노성순 조은희 김정윤 주정우 이민준 김정윤


자료·사진 제공=(사)이금조국악교육원·(사)의령예술촌 민속예술단·(사)경남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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