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작물의 균형 밥상 수경재배 농법
<농업이야기>작물의 균형 밥상 수경재배 농법
  • 경남일보
  • 승인 2013.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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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호 박사 (경남도농업기술원 수경재배담당)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작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작물이 먹는 질소는 두 가지 꼴이 있다. 하나는 암모니아태(NH4) 질소이고, 다른 하나는 질산태(NO3) 질소다. 어떤 작물은 암모니아태를, 또 다른 작물은 질산태를 좋아한다.

이렇듯이 작물도 자라는 시기와 품종별 생장단계에 따라 필요한 식단을 짜 배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농사기술이 바로 수경재배농법이다. 수경재배는 토양을 대신한 배지 또는 물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수경재배의 역사는 토양내 병충해 해결 수단으로 시작하여 2차대전 이후 상업적 온실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용화 되었다. 일반적으로 수경재배의 장점은 영양분을 식물체가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물에 녹여 재배함으로 공급과 제어가 가능하여 어떠한 독성물질도 나타날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연속 생산에 의해 토지의 이용률을 높일 수 있으며, 입체재배를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배포장의 토양소독에 사용하는 약제사용이 불필요하고 깨끗하고 위색적인 환경에서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작물이 필요한 최소한의 양분과 수분을 공급하므로 토양오염과 토양침식 또한 전혀 없다.

일부 국민들은 “유기농재배가 친환경농법이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수경재배는 화학비료만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안전한 농산물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으나, 식물이 흡수하는 비료는 퇴비나 유기물 자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비료와 같은 무기상태의 이온을 흡수하여 생장하는 것이다.

물론 검증된 퇴비를 이용한 유기재배의 경우 장점도 있을 수 있으나, 일부 생산자의 무분별한 퇴비의 과용이 토양과 수질을 더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것도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수경재배는 환경 친화적인 농법이다.

수경재배는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몇몇 선도 농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거나, 혹은 농업기관의 전시 위주의 특수 농법으로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국민소득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청정 채소를 연중 대량으로 안정하게 생산할 수 있는 농법으로 보편화되어 1992년 도입초기 13ha에서 20년이 지난 2012년 채소류 수경재배면적만 1358ha로 100배 이상 증가되었다.

이런 급속한 증가는 농업 주변기술의 발전도 있었지만 내수위주의 농산물생산에서 수출농업을 위한 품목의 다양화와 규격품 대량생산 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재배농가의 증가였다.

수경재배의 최고 정점인 기술로 요즘 세간에 떠오르는 ‘해가지지 않는 온실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농법은 새로운 농법이 아니라 수경재배방식에 태양광 대신 인공광을 하나 더한 시스템농업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경지면적이 작은 소농(小農)인 경우는 기계화에 의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한계가 있으므로 좁은 면적과 공간에서 고도의 정밀 환경제어 기술을 이용하여 토지생산성과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수경재배의 정점기술인 식물공장 방식이 유리하고 미래 지구촌의 식량문제, 급변하는 기후문제의 대안농법으로 각광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아가서 우주농업, 바다속 심해에서 농사를 짓을 수 있는 날도 다가올 것이다.

장영호박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연구과 수경재배담당)

장영호
장영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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