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살 근본적 대책은 없는가
노인자살 근본적 대책은 없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13.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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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경남도의원)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에서 노년층의 자살률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60~69세는 36.6명에서 110.6명으로, 70~79세 노인은 52.3명에서 163.7명으로, 80세 이상의 경우에는 55.6명에서 254.1명으로 과거 십년 전에 비해 3배에서 4배까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OECD 대부분 국가의 자살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서도 최근 노년층 자살이 증가추세여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이렇게 노인자살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노인자살은 그 원인이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자기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행동 일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무작위적이거나 목적이 없는 행동이 아니라 강렬한 고통을 초래하는 문제 혹은 위기로부터의 탈출, 도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노인 자살률이 급속히 높아지는 배경에는 노년기에는 신체적 노화, 경제적인 문제, 사별 등의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 또한 과거와 비교하면 더욱 절망감과 무력감을 맛보게 되는 이러한 원인들이 우울증으로 나타나고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가족간의 결속력이 급속히 약해지는 시대적 변화를 겪으며 ‘효’가 바탕이 됐던 전통적인 가족주의가 무너지고 핵가족화되면서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내몰린 노부모들을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사회안전망까지 부족하니 심화되는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의 자살률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3배의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손길과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서 노인자살의 증가현상이 계속되지 않도록 일차적 예방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호체계를 강화하며, 가족지원체계를 수립하고,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에게 다양한 역할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인의 생활조건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은 다양한 속성을 지닌 집단임을 고려할 때 노인층 중에서 특히 자살위험에 처해 있는 집단을 분별해 그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우선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처럼 노인자살의 이면에 있는 사회문제가 무엇인가를 분석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울 때, 생의 종착지점에 위치한 노인이 서둘러 스스로의 인생을 의도적으로 마감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노인들이 보다 건전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사회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노인자살의 이유로 질환·장애가 가장 많았고 경제적 어려움·외로움·가정불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도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그리고 독거노인 78.9%는 월 소득이 50만원 이하의 극빈층이어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노인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독거노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공고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층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무너진 사회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러한 일환으로 노인들의 신체적·사회적·정서적 변화에 따른 다양한 지원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용돈 수준의 기초노령연금을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올려 최저생계 안정망을 두는 경제적인 보호정책, 노인성 만성질환 등을 위한 장기요양보험의 확대와 정착, 그리고 가족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문제 등의 다양한 대책들이 노인자살에 대한 예방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사회적 역할이 줄어드는 노인들에게 다양한 역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존감을 가지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종합적인 대책으로 강구될 때 노인자살도 예방할 수 있지만 고령화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성용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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