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자매들, 도민소득 5만불의 길
T-자매들, 도민소득 5만불의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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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한국지역경제학회 회장)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확산되고 장기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소득도 2007년 2만불을 달성한 이후 현재까지 그 수준에 있다.

국민소득 4만불을 달성하려면 국공립 및 민간연구소의 연구진, 대학과 과학기술원, 고등과학원 등에 소속된 과학기술 고급인력에게 무한 창업의 생태계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지난번 본 포럼에서 주장한 바 있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우리는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개인의 역량과 수행실적 평가제를 도입하였다. 조직이 건강하려면 평가가 필요하겠지만, 지나침의 골은 조직 내 협업과 협동 및 단합을 저해하고 독단과 편견 및 단절 문화를 조장해 왔다. 특히 상당수의 전문 인력들은 조직 내 평가의 틀 속에서 살아 남으려고 실적집계용 연구에 열을 올릴 뿐, 사회와 국가발전과는 괴리가 컸다.

창의성을 북돋우고 창업이 자유로운 제도와 틀을 구축하는 국민적 합의가 시급하다. 정부-대학-출연연-민간-사회-개인으로 이어지는 창업문화에 선순환의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국가적 합의가 제공하는 창업생태계이다.

국민소득 2만불 달성에는 경남의 주력산업 역할이 지대하였고, 수출이 선단(船團)형 기러기편대처럼 국가발전을 이끌었다는 것은 주지하는 바다. 이제 경남도가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이끌어야 하고, 그러자면 도민소득 5만불 달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창업 관련 국가적인 체계개편과 합의가 전제된다면, 다음은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공계 연구원과 교수진 및 기업부설 연구원들도 진주혁신도시나 마산과 김해 등 도심권에서 창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 주변의 녹지도 풀어야 한다. 재료연구소, 한국전기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에서도 창업이 원활하도록 창원대로 좌우공간을 창업공간으로 제공해야 한다. 미국 동부 보스턴 인근의 ‘루트(route) 128’ 지역처럼 ‘양산-김해-창원-마산-함안-진주-사천-하동’으로 이어지는 남해고속국도 좌우에 첨단산업 창업벨트를 또한 구축해야 한다. 시·군의 중심과 교통 접근성이 높은 재개발지역도 특화산업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성공을 위한 암묵적 역할과 기능 보강이 따라야 한다.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인적자원과 기술개발은 필수이다.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과제이지만 현장에는 정작 사람이 없다. 도내 산업에 가장 필요한 현재의 인력과 기술은 소프트웨어(IT)와 기초공정(뿌리, FPT)분야이고 미래에는 나노(NT)와 바이오(BT) 및 문화기술(CT)융합과 관련된다. 항공과 조선에서 필요한 IT부문은 손도 대지 못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IT기술을 접목시키려는데 일손이 없자 기존 고급인력을 수도권으로 옮겨 기술융합을 서두르는 실정이다.

조선업은 불황이지만 해양플랜트로 구조를 조정한 기업은 전체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나 매출액의 70% 정도는 IT융합기술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으로써 지역 연관 내지 파급효과가 매우 낮은 게 실상이다.

농축수산물의 생산, 가공과 유통에서의 소프트웨어 개발, 제조업 부문의 기계, 금속, 수송용 장치, 각종 플랜트류의 IT전장화(電裝化-전기·자기장치 융합), 전통과 문화와 같은 무형자산이나 법률과 세제, 정보와 제도는 물론 각종 서비스업에서도 IT접목이 시급하다.

뿌리부문도 인력양성, 기술개발과 이전이 뒤처지는 건 마찬가지다. ‘마티즈와 에쿠스의 차이’라는 질문에 ‘차량에 퍼져 있는 소프트웨어와 뿌리기술의 차이’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람이 없고 기반도 없으니 기술이 없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IT와 뿌리기술 접목이 도내 제조업에 현재용이라면, NT와 BT, CT융합기술은 조만간 닥칠 미래 대비용이다. IT, FPT, NT, BT, CT 등 T-자매들(T-sisters)이 도민소득 5만불을 이끌 핵이다.

도내 수출품 중 첨단기술제품이 2000년에 39%에 달하였으나 2010년에는 11%대로 떨어졌다. 중·저위 기술의 산업구조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T-자매들에 대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기반조성과 창업 확산만이 핵심임을 명심하고 다각도의 전략을 짜야할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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