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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같은 몸짓의 타고난 물고기 사냥꾼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20>검은댕기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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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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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검은댕기해오라기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검은댕기해오라기
 
 
 
창원시 동읍 덕산리에는 작은 중앙천이 흐른다. 이곳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공간이다. 무수히 많은 생물들은 자기의 생존 방식대로 이곳에서 살아간다. 회색 재킷을 걸치고 검은 베레모를 눌러 쓴 녀석은 우리나라에 흔한 여름철새다. 오늘의 생명여행의 주인공은 은둔을 좋아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다.

중앙천은 구룡산에서 발원하여 동판저수지로 유입되는 하천이다. 오염원이 거의 없어 다양한 수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왜가리, 쇠백로, 물총새 등은 이곳의 단골손님이다. 물총새는 주로 작은 물고기를 사냥하지만 백로과의 새들은 꽤 큰물고기도 사냥한다.

이곳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새들마다 제각기 자랑하는 사냥의 주특기가 있다.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주특기는 인내심과 순발력 그리고 물고기가 다니는 길목을 지켜 기다리는 지혜를 겸비 했다. 백로과의 새들 중 가장 덩치가 작은 이 녀석은 집단 번식을 하는 다른 백로과의 새들과 달리 단독으로 번식한다.

논, 개울가, 강, 산간계곡, 저수지 등에서 생활하며, 둥지는 10여 m 높이의 나무에 나뭇가지로 허술하게 접시형태로 짓고 4~5개의 알을 낳는다. 몸길이는 53㎝이며 머리꼭대기, 뒷머리의 깃털은 녹색광택이 나는 검은색이고 목뒤로 깃이 길게 늘어져 있다. 등은 암회색이고, 배는 밝은 회색이며, 눈은 황색이고 다리는 노란색이다.

중앙천에는 곳곳에 보가 설치 되어있고 이 보에서는 물고기들이 산란을 위해 보를 오르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 전개된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검은댕기해오라기 사냥본능을 자극한다. 보에 설치된 커다란 통나무 횃대는 녀석의 전용 사냥터다. 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를 절묘한 위치에 앉아 사냥한다.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사냥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
튀어 오르는 물고기를 사냥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스트레칭을 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스트레칭을 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
풀숲에 숨어있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유조
풀숲에 숨어있는 검은댕기해오라기.

녀석은 올 여름 보 끝 나무 그늘에서 사냥을 하다 통나무 횃대에 자리가 비면 이곳에 달려온다. 마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조금은 거만한 모습으로 달려온다. 횃대로 내려가는 녀석은 자세를 낮추고 아주 은밀하게 접근한다. 마치 암사자가 초원 숲에서 사냥감을 노리듯 최대한 몸을 낮추고 물고기를 기다린다.

기다린지 30여분. 횃대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기회를 노리는 녀석은 긴 혀를 낼름거리며 입맛을 다신다. 곳곳에서 물고기들이 튀어 오르고 녀석은 순식간에 낚아채 사냥에 성공한다. 물고기가 스스로 녀석의 입속으로 빨려 들 듯 자살골을 연출한다.

이 명당자리는 이 녀석의 선점했지만 가끔은 쇠백로와 왜가리에게 내어주기도 한다. 약자의 서러움이라고나 할까. 올 해 태어난 검은댕기해오라기 새끼도 이곳에는 얼씬도 못한다. 철저한 영역관리는 어쩔 수 없는 생존의 전략이며 약육강식의 진리는 이곳에서도 적용된다. 녀석은 거의 하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가끔은 다른 곳으로 외출을 하지만 다시 날아와 사냥한다.

횃대에서 물고기를 사냥한 녀석은 그 자리에서 먹어치운다. 하지만 커다란 물고기를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놓칠 수 있을 경우 횃대에서 날아 안전한 곳으로 나와 물고기를 먹어 치운다. 먹이를 삼킨 녀석은 물을 먹고 깃털을 세우는 스트레칭을 한다.

작은 하천에서 일어나는 생존의 법칙은 약육강식 힘센 자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물고기는 종족유지를 위해 거센 물살과 싸우며 거슬러 오르고 그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물고기의 희생이 또 다른 생명을 살아남게 하고 올 가을 월동지로 돌아가 내년을 기약하게 한다. 내년 봄 이곳 중앙천에서 이 녀석의 멋진 사냥술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경남도청 공보관실
 
안전한 곳에서 먹이를 먹어치우는 검은댕기해오라기
안전한 곳에서 먹이를 먹고있는 검은댕기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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