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267)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267)
  • 경남일보
  • 승인 2013.09.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이주홍 생가, 시비, 어린이문학관(3)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267)
<28>이주홍 생가, 시비, 어린이문학관(3) 
 
다음 이주홍 관련 방문지는 ‘이주홍 어린이문학관’이었다. 부산에 향파 이주홍문학관이 있지만 고향에는 이와 차별성이 있는 어린이문학관을 건립한 것이었다. 2006년 향파이주홍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해석)가 창립이 되고 생가터 표지석을 세우고 이어 생명의 숲 공원에 시비와 동상을 탄생 백주년 되는 해 마지막 달에 준공 제막식을 가졌다.

어린이문학관을 건립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보면 이주홍 탄신 백주년 기념음악회(읍 문화예술회관), 이주홍 어린이문학 공모전 4회(수상작품집 발간 4회), 합천예술문화 세미나 1회 등을 개최했다. 세미나 발제자들의 주제를 보면 ‘이주홍 희곡 연구’(김재석), 이주홍 ‘이조문학개관’의 특징과 의의’(이강옥), ‘한국소설과 합천’(진창영), ‘합천 지역시의 흐름’(박태일) 등이었는데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이동근, 정훈식, 최명표, 김봉희, 박중렬, 한정호, 김선태, 김경복 등이 그면면이었다.

2009년 2월에 경상남도로부터 향파이주홍기념사업회를 사단법인으로 인준을 받고 8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문학관 및 이주홍 선생 생가 건립을 위한 설계에 들어갔다. 여기에 이르는 데는 경상남도와 중앙정부의 인맥이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했다는 비화가 있다. 기념사업회 회장 김해석은 대구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40대에 사표를 내고 합천에 귀향하여 시조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합천문인협회 회장과 예총 회장을 지내면서 합천이 문화예술로서 거듭나는 일에 소명을 갖고 나서면서 실천 목표로 이주홍 기념사업을 설정하게 된 것이었다. 우선 당시의 김혁규 도지사는 합천 초계출신이었고 심의조 합천군수는 도지사와 초계초등학교 동기였고, 김해석 회장과 당시 재정경제부 강만수장관 사이는 합천 초중학교 선후배간이었다. 강만수 장관은 대양면 출신인데 경제관료이면서 시조를 써서 어디엔가 응모하여 당선이 된 시조시인으로 통했었고, 이리 저리 연줄이 맞는 사이들로 하나같이 애향 애문(愛門)하는 인사들의 힘이 모아졌던 것이다. 이리하여 어린이문학관 건립 경비 총 22억이 채워졌는데 국비 10억, 도비 5억, 군비 5억, 군 추경 2억 도합 22억이 그 명세서였다.

어린이문학관의 위치는 합천읍에서 생명의 숲을 지나 합천댐 ?W향 10km 지점 황강변에 있는데 곁에는 청소년수련원이 있고 한 굽이 돌아 댐쪽에는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있고 악견산이 흘러내리는 강물을 쓰다듬는 눈빛으로 어린이문학관에 닿는다. 행정구역으로는 용주면 합천호수로828-7번지다. 입구쪽에 초가집 생가를 ㄱ자형으로 지어놓았는데 진짜 생가터는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고 있고, 그 집을 인수한다고 해도 비좁아 문학관 부지가 되지 않는다. 거기다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도 생가를 어린이문학관으로 이전해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어린이문학관을 구성할 때 경남대 박태일교수와 부산의 아동문학가 소민호가 힘을 기울였다고 어린이문학관 건립시의 기념사업회장 손국복 시인이 귀띔해 주었다. 문학관은 크게 상설전시장과 이주홍선생 자료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상설전시실에는 어린이문학 전반에 대한 내용과 이주홍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해 주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체험 아이템을 배치하여 재미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료실에는 선생의 작품 세계에 대한 해설과 살아 계실 때 사용하던 각종 유품을 전시해 이주홍의 문학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2층에는 어린이도서관, 다목적실이 배치되어 있다.

이주홍 어린이문학 공모전에서 ‘으뜸상’을 받은 울산 천량초등 1학년 어린이의 ‘우리는 쌍둥이’를 찾았다. “나와 빈이는 쌍둥이다/ 아빠 친구 상학이 아저씨/ 나보고 빈이라 부르고/ 엄마 친구 향숙이 아줌마/ 빈이 보고 나라고 한다/ 우리 선생님은/ 일년 동안 나보고 빈이라 부른다/ 친구들은 다 아는데/ 어른들은 계속 거꾸로 말한다.” 깜찍한 동시다. 그런데 주최측에서 상이름 부르는 것이 훌륭하다. ‘으뜸상, 버금상’이 그러하다. 그런데 ‘대상’과 ‘입선’의 경우 ‘큰상’과 ‘반짝상’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