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의 건강이야기
조현섭 교수의 건강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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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과 투석
인슐린으로 당뇨를 조절하시던 분이 8kg의 체중증가와 전신 부종으로 입원한 후 신장내과로 진료 의뢰되었다. 당뇨에 의한 만성콩팥병 5단계로 투석 치료가 임박한 상태였으며 고혈압과 만성 폐질환이 있는 84세 할아버지셨다. 투석에 관하여 설명해 드렸더니 보호자는 “투석하면 환자가 더 힘든 게 아닌가요?”, “투석 한번 시작하면 계속 입원치료 해야 하나요?” 하시며 투석을 주저하셨다.

만성콩팥병이란 신장의 구조나 기능의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신장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소변으로 알부민이 일정량 이상 빠져나오거나 영상검사에서 구조적인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이상이 있는 경우 또는 신장세뇨관의 이상으로 전해질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질환으로는 당뇨, 고혈압, 사구체신염이 있으며, 만성콩팥병이 의심되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신장초음파를 시행하여 만성콩팥병을 진단하며, 크레아티닌이라는 수치로 신장사구체여과율을 계산하여 만성콩팥병 단계를 확인한다.

만성콩팥병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저단백식이를 추천하며, 당뇨나 고혈압이 있다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나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신장기능 악화를 초래하게 되고, 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속도를 빠르게 한다. 또한, 신장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항균제와 소염진통제를 주의하여야 하며, 컴퓨터단층촬영(CT) 시 사용하는 조영제에 대해서도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할아버지처럼 만성콩팥병에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게 되면 기운이 떨어지며, 식욕이 없고 구역질이 동반되거나 심하면 구토 증세도 동반된다. 전해질 이상으로 사지 저린감이 생기거나 전신 부종이 나타나기도 하며, 부종이 악화될 경우 폐부종을 동반하여 호흡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독증세가 발생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을 필요로 한다.

통계청자료에 따르며 1980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65.8세로 1980년 이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60세 이상에서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치료가 필요한 경우 고령의 환자들은 투석치료 시 삶의 질, 예후 그리고 임상적인 자료의 부족으로 투석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고 투석치료 방법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 특히 복막투석의 도입으로 말기신부전으로 신대체요법을 받는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 자료를 보면 1986년에는 70세 이상의 환자가 전체 혈액투석 환자의 2.0% 이하였으나 2005년 70대가 13.0%, 80세 이상이 2.2%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에 대해 명확한 정의는 없는 상태로, 단일 기관 생존분석을 시행한 논문을 보면 비록 환자의 나이가 투석치료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객관적인 요소이기는 하지만 연대순으로 표시되는 나이(chronologic age)가 육체적 상태를 항상 반영하지 않으므로 투석을 시작할 때 환자의 나이가 투석치료의 절대적인 금기는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의 경우 장기적인 혈액투석을 위한 동정맥루 수술을 국소마취로 시행하셨다. 2개월 후 요독증상이 나타나 동정맥루를 통한 혈액투석을 시작하였고 요독증상이 좋아져서 현재 통원 치료 중이다. 간혹 요독증상이 지속됨에도 투석에 대한 염려도 투석을 미루는 환자들이 있는데 다수의 경우 요독증상이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 의식저하, 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방문하여 경정맥에 도관을 삽입 후 응급투석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투석 후 요독증상이 좋아지면 더 고생하지 말고 좀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고령의 말기 신부전 환자의 경우 동반된 질환으로 인해 효과적인 투석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투석 후 피로감을 호소, 또는 동정맥루 성숙이 힘든 경우도 있지만, 미리 투석에 대한 염려로 인해 적절한 투석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관리 통한 합병증 예방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 및 생존율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경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조현섭
조현섭 경상대병원 신장내과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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